美 눈폭풍에 갇힌 100명 구한 ‘이웃들의 마법’ [사람, 세계]

뉴욕=김현수 특파원 2022. 12. 2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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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토론토에서 미국 뉴욕으로 가려다 최악의 눈 폭풍에 발이 묶였습니다. 그때 '앨라배마호텔' 조가 우리를 구했습니다." "저는 토론토 집으로 가는 길에서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어요. 조가 아니었다면 우린 어떻게 됐을까요?" 미 뉴욕주 버펄로와 로체스터 사이 소도시 바솜에 있는 이름만 호텔인 식당 앨라배마호텔에 대한 26일 구글 리뷰에는 이 같은 감사의 글이 줄줄이 달렸다.

45년 만의 거대한 눈 폭풍이 덮치자 식당 측이 발이 묶인 100여 명이 잘 수 있도록 호텔처럼 운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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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SNS에 “갈곳 없다면 오라”
이웃 주민들은 담요-음식 가져와
“영화 만들면 좋을 성탄절의 기적”
미국에 유례없는 눈 폭풍과 한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뉴욕주 바솜의 작은 식당 ‘앨라배마호텔’은 눈보라를 피해 식당에 모인 시민들이 모여 즐거운 표정으로 찍은 단체 사진을 성탄절 당일인 25일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 식당은 한파 속에 갈 곳 없던 행인 115명과 강아지 4마리에게 잠자리를 제공했다. 사진 출처 앨라배마호텔 페이스북
“캐나다 토론토에서 미국 뉴욕으로 가려다 최악의 눈 폭풍에 발이 묶였습니다. 그때 ‘앨라배마호텔’ 조가 우리를 구했습니다.” “저는 토론토 집으로 가는 길에서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어요. 조가 아니었다면 우린 어떻게 됐을까요?”

미 뉴욕주 버펄로와 로체스터 사이 소도시 바솜에 있는 이름만 호텔인 식당 앨라배마호텔에 대한 26일 구글 리뷰에는 이 같은 감사의 글이 줄줄이 달렸다. 45년 만의 거대한 눈 폭풍이 덮치자 식당 측이 발이 묶인 100여 명이 잘 수 있도록 호텔처럼 운영했기 때문이다.

캐나다와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뉴욕주 중동부로 가는 관문인 버펄로는 관광객 통행이 많다. 하필 유동인구가 더 많은 크리스마스 연휴에 덮친 눈보라에 식당 주인 보니 우드워드 씨와 매니저 조 브랫 씨, 그리고 직원들은 조난자들을 돕기로 했다. 식당 의자를 붙여 침상처럼 만들고 “따뜻한 커피가 있으니 갈 곳이 없다면 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자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났다. 이웃 주민들이 담요와 침낭, 고기 햄 빵 핫초콜릿을 가져왔다. 어떤 주민은 자기 차량 장비를 동원해 눈 속에 갇힌 차들을 앨라배마호텔까지 끌어왔다. 그렇게 23일부터 성탄절 아침까지 48시간 동안 100명 넘는 이들이 안식처를 찾았다. 먼저 온 사람들은 식당 바닥을 닦고 나중에 온 사람들이 몸을 녹이도록 도와줬다.

브랫 씨는 페이스북에 “오하이오 메릴랜드 캘리포니아에서 온 낯선 이들 100여 명과 아이들이 함께 있다. 낯선 이들이 또 다른 이방인을 돕는 광경은 무척 감동적”이라고 전했다. 한 조난자는 소셜미디어에 “영화로 만들면 좋을 것 같은 크리스마스 기적 이야기”라고 썼다.

4일째 계속된 폭탄 블리자드로 최소 27명이 숨지는 등 고난이 닥친 버펄로 주민들은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구조해가며 함께 시련을 이겨내고 있다. 23일 정전으로 한 살배기의 산소호흡기 전원이 나가자 아기 엄마는 페이스북에 도움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이틀 뒤인 25일 이웃 도시 나이아가라폴스 사람들이 찾아와 수동 호흡기 펌프를 손으로 눌러가며 버티던 엄마와 아기를 안전한 친척집으로 데려다줬다. ABC뉴스는 “‘착한 사마리아인들’이 차로 그 집 앞까지 갈 수 없자 15분간 눈 속을 걸어 아기를 구했다”고 보도했다.

눈에 갇힌 한국인 관광객 10명을 집으로 초대해 침실을 제공하고 함께 한국 음식을 요리해 먹은 버펄로 치과의사 알렉산더 캠파냐 씨 부부 이야기도 계속 화제가 됐다. 26일 캠파냐 부부를 인터뷰한 NBC방송 앵커는 “한국 음식을 먹으며 미식축구를 보는 것이 바로 성탄절의 기쁨”이라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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