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중소기업 노동력 부족 해소를 위한 제언

장민철 ㈜디프로매트 대표이사 2022. 12. 2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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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취업난 심각하나 中企 외면현상은 여전
스마트 공장 구축 지원, 외국인 장기근무 필요
장민철 ㈜디프로매트 대표이사

최근 한국경제는 사면초가 상황이다. 정부가 발표한 내년 경제성장률은 1.6%로 6개월 전 전망치 대비 0.9%포인트 하락했으며, 12월 20일까지 수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9%포인트 가까이 줄어 3개월 연속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연간무역수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적자가 확실시되며, 적자 규모도 종전 최대였던 1996년 206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 50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국내 경기 침체는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 부담이 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는 75로 3개월 연속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고, 경기는 침체인데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역시 높아지고 있다. 시중 자금 유동성도 경직되어 기업들은 힘든 사업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그런데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그리고 경기침체보다 더 큰 위협이 부지불식간에 우리 기업 코앞에 다가와 있다. 바로 인구 감소로 인한 노동력 부족이다. 인구는 이미 정해진 미래이다.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은 과거의 출산율과 인구 구조 등에 기인하여 정해져 있었던 미래인 것이다.

인구 감소는 두 가지 측면에서 기업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첫째는 내수시장 위축이다. 인구가 줄면 물건을 구매하는 수요는 자연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으며, 기업은 성장을 위한 투자를 꺼리게 되는 악순환의 구조가 되풀이된다. 둘째는 노동력 감소이다. 대한민국 인구는 2020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15세부터 64세까지의 생산가능인구도 2019년에 정점을 찍은 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1년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게 1명을 밑돌고 있다. 2030년 생산가능인구 추계는 3738만 명으로 2020년 대비 356만 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10년마다 부산시 인구만큼 노동력이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국내 노동시장의 양극화로 중소기업 노동력 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인데, 금년 11월 기준 20대 청년 실업률은 5.5%로 20만 명 이상이 일자리가 없다고 하소연하는 미스매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9월 OECD가 발표한 2022년 한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는 황금티켓 신드롬이 만연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이나 정부 등 공공기관에 취업하는, 즉 황금티켓을 거머쥔 청년들과 중소기업 등에 취업한 청년들의 평생소득과 연금 및 사회보장에서 큰 격차가 있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작년 100인 이하 기업체의 급여는 500인 이상 기업체의 60%에 불과하고, 평균 근속연수는 500인 이상 기업체가 11.2년으로 100인 이하 사업장의 1.75배에 이르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청년 근로자들에 대한 지원을 통하여 대기업 근로자와의 소득 및 복지 격차를 줄이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정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급여 차이는 중소기업의 낮은 기술 수준과 노동생산성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소기업 기술 수준과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스마트/자동화에 대한 지원을 더욱 강화하고 확대하여 중소기업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한 외국인 근로자 채용제도에 획기적인 변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방역대책이 강화된 이후 외국인 근로자 수는 급감했으나 현재는 코로나 이전 대비 95% 수준으로 회복했고, 2023년에는 일반 외국인근로자(E-9 비자) 쿼터가 역대 최대 규모인 11만 명으로 책정되는 등 외국인 근로자 고용 여건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현재 최대 근무기간이 9년8개월로 제한된 외국인 고용허가제의 개선을 통하여 숙련된 외국인 근로자의 장기근무를 유도할 필요가 있으며, 외국인 근로자 채용에 대한 요건도 완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대기업 역시 중소기업의 노동력 부족 사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제조업은 하나의 생태계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는 말처럼 중소 제조기업이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대기업 경쟁력 약화 역시 피하지 못할 것이다. 대기업은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여러 면에서 지원을 강화해야 하고, 대기업과의 격차가 커지고 있는 중소기업 근무여건 개선에도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어려운 시기에는 서로를 배려하며 함께하는 상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제대로 된 처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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