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화 후반작업 시설 절실…배급사도 지원을”

이원 기자 2022. 12. 2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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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독립·예술 영화계의 선구자이자 버팀목인 전수일 감독이 의미심장한 제목 '라스트 필름'으로 돌아왔다.

1997년 칸영화제에 초청된 '내 안의 우는 바람'을 시작으로 부산에서 터전을 잡았고, 현재 경성대 연극영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부산 독립 영화와 부산 영화 발전을 위해 애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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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필름’ 전수일 감독

- 25년간 독립·예술영화에 매진
- 개봉 위한 제작시스템 벗어나
- 에세이같이 편안한 작품 구상

부산 독립·예술 영화계의 선구자이자 버팀목인 전수일 감독이 의미심장한 제목 ‘라스트 필름’으로 돌아왔다. 1997년 칸영화제에 초청된 ‘내 안의 우는 바람’을 시작으로 부산에서 터전을 잡았고, 현재 경성대 연극영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부산 독립 영화와 부산 영화 발전을 위해 애써왔다.

영화 ‘라스트 필름’을 연출한 부산 독립영화계의 버팀목 전수일 감독. 씨네소파 제공


지난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의 오늘 부문에 초청된 ‘라스트 필름’은 꿈을 좇아 사는 고독한 영화과 교수이자 영화감독 상민이 자신을 영화로 찍으면 빚을 갚아주겠다는 사채업자 만복과 만난 후 꿈과 현실을 오가며 진솔하게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 상민을 통해 영화를 찍는 이유에 대한 솔직하고 진심 어린 마음을 전한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전 감독은 “지금까지 12편을 만들면서 드라마를 만들기보다는 메시지나 ‘영화가 뭐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영화 속 이야기는 다 겪은 내용이다. 그것을 평범하게 풀며 ‘영화를 어떻게 해왔지?, 이제 어떻게 하지?’라는 의문을 던져보는 것이다”며 ‘라스트 필름’에 대해 설명했다. 주인공 상민은 자신의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사채까지 지고 있는데, 이 또한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했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2003)가 흥행이 됐으나 사기를 당했고,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2008) 때는 힘든 상황을 맞았다. 그런데 영화 작업을 하는 동안은 그것을 잊게 된다. 극 중 사채업자가 찾아오는 일이 실제로 있었다.”

그럼에도 전 감독은 영화를 포기하지 않았고, 25년간 영화를 품에 안고 살았다. 그동안 독립·예술 영화의 길을 걸어온 그에게 주변에서는 이른바 돈 되는 영화, 상업영화를 만들어보라는 말도 했다. ‘라스트 필름’에서 상민에게 친한 친구가 “네가 장 뤽 고다르는 아니잖아”라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는 “영화 제작환경에 관한 것과 영화를 스스로 만들었을 때 대중에 의해 포용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왔는데 그것이 정답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며 웃었다.

‘라스트 필름’으로 영화 인생 1막을 정리한 그는 새로운 2막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제작 시스템이나 개봉이라는 강박에서 완전히 벗어나 에세이처럼 짧고 편안하게 찍으려 한다. 그래서 얼마 전 조그마한 카메라를 구입했고, 내가 느끼는 것들을 찍어보려 한다. 다시 시작한다는 느낌으로 하고 싶다”고 그는 말했다. 허만하 시인의 ‘프라하 일기’에 나오는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는 시구처럼 직관적인 이미지를 카메라에 담고 싶은 것이다. 내년 6월에는 자신이 머물고 있는 경남 통영시 추도에서 작은 영화제를 열 뜻도 밝혔다.

더불어 부산 영화에 대한 책임감도 내비쳤다. 그는 “부산에서 영화하는 분들에게 어떤 힘이 되어 주고 싶다. 부산의 독립영화는 끊임없이 제작돼야 하고, 실천이 중요하다. 그래서 직접 제작하거나 참여할 수도 있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부산에 영화 후반작업 시설 없어 이번에 전주에 가서 했다. 이런 제작 인프라도 고민해야 하고, 제 영화를 부산의 배급사인 씨네소파가 배급하는데 이런 회사가 지속되고, 다른 회사도 설립할 수 있어야 한다”고 부산 영화기관 및 지자체의 지원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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