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700만명 확진” 中 코로나 확산에 세계증시 촉각

김은정 기자 2022. 12. 2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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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했던 中증시 다시 꺾여
“100만명 사망 가능성” 분석도
중국 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지난 23일 상하이 정안사에서 한 남성이 마스크와 투명 안면마스크를 쓴 채 향을 피우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가 휩쓸던 올 1월 전 세계 하루 확진자 수는 400만명 수준이었다. 코로나 이후 최고 기록이다. 그런데 3주 전 사실상 ‘제로(0) 코로나’ 정책 포기를 선언한 중국에서 하루 확진자가 3700만명을 넘어섰다는 집계치가 중국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코로나 방역 완화 이후 중국은 급격한 속도로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중국의 리오프닝(방역 완화로 경제 활동 재개)이 앞당겨지면서 세계 2위 경제 대국 중국이 코로나 확산으로 받을 타격이 얼마나 커질 것인지, 또 얼마나 빨리 회복이 가능할지 등이 글로벌 금융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경기 부양 기대 속에 10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11% 반짝 반등했던 중국 증시는 코로나 확산 이후 상승분 절반을 반납했다.

◇”빨리 맞은 매…빠른 반등 가능”

중국 방역 당국이 제로 코로나 폐지와 함께 PCR(유전자증폭) 검사도 폐지해 정확한 코로나 감염 통계를 확인할 길은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 지하철 이용자 수와 교통 혼잡도, 주택· 자동차 판매 등 다양한 수치를 동원해 숫자를 추정하고 있다. 의약품이 동나고 병원마다 환자가 밀려드는 상황을 감안하면 ‘사망자 100만명’ 추정이 근거 없는 추측이 아닐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26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자료를 인용해 “이달 들어 20일까지 총 2억4800만명이 감염됐으며, 20일 하루에만 감염자 수가 3700만명이었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아시아 각국의 인구 대비 총 확진자 수 비율을 보면 한국이 53% 수준이고 홍콩·대만이 30%대, 일본이 20%대를 기록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내년 3월까지 중국인 약 30%가 감염되며 치사율이 아시아 평균치(0.16%)정도인 ‘기본 시나리오’에서 약 67만명 사망할 것으로 예상했다. 감염률이 한국처럼 50%가 되면 112만명 사망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달 중순 있었던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당국은 경기부양 의지를 표명했지만, 투자자들은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갑작스러운 전면 방역 해제가 소비와 생산 등 경제에 줄 타격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주요 투자은행(IB)들은 내년 중국 성장률이 5% 가까이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가 5.8%, 뱅크오브아메리카가 5.5%를 내다보는 등 블룸버그가 집계한 77개 기관 평균치는 4.8%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3%다.

후이 샨 골드만삭스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투자자 노트에서 “3년간 코로나 방역을 거친 중국이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개방하고 있다”며 “재개방 초기에는 감염자가 늘어 생산 등 경제 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조만간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CNBC도 26일(현지 시각) IB들의 내년 전망 보고서를 종합해 내년 3대 키워드를 꼽으면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낮아지는 현상)’ ‘연준의 긴축 중단 및 달러 약세’ 그리고 ‘중국의 귀환’을 꼽았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백신 접종 등 준비 없이 바로 전면 완화에 돌입하면서 사람들이 스스로 자발적 거리 두기에 나서 경기 충격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가 내년 1월까지 이어지고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소비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조적 문제 심각… 예전 같은 성장 없을 것”

반대로 중국 내부에서 곯아가던 구조적 문제들이 코로나 사태로 증폭되면서 중국 경제의 앞날을 더 이상 ‘장밋빛’으로 낙관할 수 없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지난 23일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단기 급성장한 중국의 미래는 지금까지와는 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출로 쌓은 성장의 과실을 소수가 독점해 일반 국민은 나누지 못하는 불균형이 심각하고, 그간 내수경제를 떠받쳤던 부동산 버블도 더는 지속할 수 없다면서 이런 고질적 문제들이 한계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점도 중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근거 중 하나로 들었다. 크루그먼 교수는 “중국이 세계 경제 패권국이 되는 것을 보려면 아주 오래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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