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칭 문화시점] 낡은 부산 문화시설, ‘클래식 스타’ 설 자리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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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클래식 음악계는 '임윤찬 신드롬' 두 단어로 정리할 수 있다.
통영과 가까운 부산의 클래식 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임윤찬 부산에도 오면 얼마나 좋을까요" 등의 글을 올리며 설레는 소식을 기다리기도 했다.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임윤찬의 활약을 눈여겨본 부산시립교향악단 최수열 예술감독의 제안으로 임윤찬은 지난해 4월 부산시향과 협연 무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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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윤찬, 통영·서울 등 리사이틀
- 부산 방문은 조율 과정서 무산
- 기획역량 강화·시설 보강 필요
올해 클래식 음악계는 ‘임윤찬 신드롬’ 두 단어로 정리할 수 있다. 물길이 이어지듯 매끄러운 피아노의 선율, 태초의 생명이 꿈틀거리듯 생동감 있는 화려한 기교로 K-클래식의 새 역사를 쓴 피아니스트 임윤찬. 그의 연주를 지난 6일 경남 통영 도남동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직접 확인(임윤찬 리사이틀)했다. 이날 연주를 보기 위해 부산 연제구에서 통영국제음악당까지 왕복 240여 ㎞를 이동했다. 자동차로 총 3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다. 하지만 피곤함보다는 ‘이 ‘선물’ 같은 연주를 가까이, 더 자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부산 클래식 팬들의 마음도 다르지 않았다. 이번 임윤찬 리사이틀은 일본 도쿄, 통영, 서울 등지에서 열렸다. 특히 임윤찬의 통영 방문은 두 달 새 두 번째. 통영과 가까운 부산의 클래식 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임윤찬 부산에도 오면 얼마나 좋을까요” 등의 글을 올리며 설레는 소식을 기다리기도 했다.
사실 임윤찬은 통영과 인연이 꽤 깊다. 그는 2019년 통영에서 열린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1위(만 15세) 등 무려 3관왕에 올라 클래식계에 돌풍을 예고했다. 그 인연 덕분인지 지난 10월 통영국제음악당에서 광주시립교향악단과 협연 무대에 올랐고, 두 달 뒤 다시 통영에서 혼자 무대를 가득 채웠다. 그의 ‘우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통영은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물론, 임윤찬은 부산과도 인연이 있다.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임윤찬의 활약을 눈여겨본 부산시립교향악단 최수열 예술감독의 제안으로 임윤찬은 지난해 4월 부산시향과 협연 무대에 올랐다.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린 이 연주회에서 임윤찬은 처음으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해 선명한 존재감을 선사했다. 이후 반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에서 같은 곡으로 우승했다.
공연계에 따르면 이번 임윤찬 리사이틀은 애초 부산에서도 개최를 추진했으나, 엄청나게 빡빡한 스케줄 등의 이유로 무산됐다. 임윤찬은 내년 1월 18일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 데뷔 무대를 시작으로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등을 순회하며 바쁜 일정을 보낸다. 음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그의 연주를 국내에서 더욱 보기 힘들 수 있다고 전망한다. 팬들의 열정은 장소를 가리지 않겠지만, 부산 팬들의 아쉬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하나의 무대를 관객에 선보이기까지는 변수가 많다. 코로나19 처럼 막을 수 없는 일도 있고, 타이밍이나 시설도 문제가 된다. 부산은 이런 요인에서 얼마나 자유로울까. 부산오페라하우스와 클래식 전용홀 국제아트센터는 개관까지 2년여가 남았고, 기존 문화시설은 노후화 문제로 연일 삐걱거린다. 좋은 공연장도 중요하지만, 좋은 공연을 보는 게 시민에는 더 중요하다. 멀리 보는 안목과 전문성을 갖춘 세심한 기획 역량 또한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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