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협업으로 2년째 흥행몰이…시립예술단 존재의 이유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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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시즌인 지난 23, 24일 부산시립예술단 연합공연 '크리스마스 캐롤'(연출 김지용)이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졌다.
부산시립예술단 4개 단체가 동참한 '크리스마스 캐롤' 공연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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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합창단 등 4개 단체 콜라보
- 객원 배우 포함 출연진만 160명
- 수준 높은 공연에 관람료도 저렴
- 작년 이어 올해도 가족관람 행렬
크리스마스 시즌인 지난 23, 24일 부산시립예술단 연합공연 ‘크리스마스 캐롤’(연출 김지용)이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졌다. 부산시립예술단 4개 단체가 동참한 ‘크리스마스 캐롤’ 공연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올해도 이어진 이 공연은 몇 가지 점에서 매우 뜻깊었다. 부산을 대표하는 수준 높은 공공 예술단인 부산시립예술단이 마음먹으면, 무엇을 보여줄 수 있고 시민에게 어떤 선물을 줄 수 있는지 증명했다.
■ 인기·흥행·가족관객
지난 24일 오후 3시 ‘크리스마스 캐롤’ 공연을 관람했다. 찰스 디킨즈 원작 ‘크리스마스 캐롤’을 각색한 이 작품에는 스크루지 할아버지가 아니라 스크루지 ‘할머니’(메리 스크루지)가 주인공이다. 메리 스크루지 역을 맡은 부산시립극단 이현주와 오희경(젊은 매리 역)은 스타가 됐다.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은 대부분 가족 관객이었다. 좌석 거의 모든 열(列)이 꽉 찼는데, 어른 관객 사이사이 아이들이 싱그러운 콩나물처럼 옹기종기 앉아 있었다.
이번 공연을 위해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전체 1300여 좌석 가운데 안전·쾌적·환경을 고려해 1100여 석을 열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7시 30분, 24일 오후 3시, 7시 30분 공연은 사실상 만석이었다. 공연이 끝난 뒤 쏟아진 큰 환호가 오래 이어져 인상 깊었다. 공연 전후 대극장 로비에 설치한 ‘크리스마스 캐롤’ 포토존에는 많은 관객이 길게 줄을 서 사진을 찍었고, 엽서 쓰기 이벤트에도 참여했다.
주최 측은 티켓값을 1만~ 3만 원으로 책정했다. 4인 이상 가족이 티켓을 사면 30%를 할인해줬다. 4인 가족이 10만 원 이하 비용으로 좋은 공연을 보게 하겠다는 방침을 그렇게 관철했다. 수준 높은 공립 예술단이 여럿 포진한 부산시립예술단이 할 수 있는 기획이었다. 23일 오후 3시 복지관을 통해 초청한 시민을 위해 따로 마련한 공연도 만석이었다고 한다.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가족 관객 만석 행렬’은 쉽게 볼 수 없다.
■ 협업이 빚은 안정된 만듦새
출연진은 160명에 달했다. 이런 대규모 공연은 부산에선 자주 없다. 부산시립합창단·시립극단·시립청소년교향악단·시립소년소녀합창단 단원들이 무대에 올랐다. 춤을 맡은 무용수 20명은 부산의 젊은 춤 예술인 가운데 선발했다. 연극배우 10명도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객원이었다. 부산시립예술단 소속 7개 단체가 모두 참여하는 연합공연은 사실 짜기 어렵다. 각 단체의 정체성이 선명하고 일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부 단체가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자연스러운데, 그 공백은 부산의 객원 예술가로 채웠다. 이기선 부산시립합창단 예술감독의 지휘, 음악가 백현주의 작곡·편곡, 무대미술가 황지선의 무대 등도 돋보였다. 이혁우 황창기 김신효 등 무대에서 개성을 잘 드러낸 출연진도 갈채를 받았다.
■ 연합공연 연례화 어떨까
이 작품은 김지용 부산시립예술감독 등이 주축이 돼 ‘왜 연말에는 외국이나 타지에서 온 비싼 공연이 부산 공연 시장을 주도하는가. 시민 선택권을 늘릴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면서 시작해, 부산문화회관과 시립예술단이 힘을 모아, 도전하기 쉽지 않은 연합공연을 시도하면서 지난해 탄생했다. 공공 예술단의 역할을 모색하고 자원을 모아 협업한 성과인 셈이다. 쉽진 않겠지만, 이런 종류의 연합공연은 어떤 형태로든 이어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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