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다 차 막히면 날아간다… 만화 속 ‘플라잉카’ 중국서 떴다

이슬비 기자 2022. 12. 2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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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샤오펑 산하 에어로HT 2분간 시험비행
전기차에 프로펠러 달고 수직 이착륙
경쟁사 ‘활주로 필요한 플라잉카’와 대조

차체 위에 달린 프로펠러 8개가 돌기 시작한 지 2초 만에 자동차 바퀴가 땅에서 떨어졌다. 곧이어 무게 2t짜리 2인승 자동차가 30m 상공까지 수직으로 날아올랐다. 이 차량은 약 2분간 비행하다 착륙했다. ‘대륙의 테슬라’로 불리는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 산하 플라잉카(나는 자동차) 메이커 ‘에어로HT’가 지난 10월 중국 광저우에서 실시한 ‘X3′의 시험 비행 장면이다.

◇2t짜리 전기차에 접이식 프로펠러 달려

‘저고도 비행과 도로 주행이 모두 가능한 통합형 플라잉카’를 목표로 해온 에어로HT는 지난 10월 UAE 두바이에서 플라잉카 시험 비행에 성공한 데 이어 최근 중국 광저우에서도 시험 비행을 마쳤다고 블룸버그가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일반 승용차에 프로펠러가 달린 투박한 디자인이지만, 도로를 달리던 차가 교통 정체 시에만 하늘을 날 수 있게 설계했다는 점에서 “상상했던 플라잉카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도심을 날아서 이동하는 수단을 가리킬 때 ‘플라잉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차량은 외형이 자동차보다 헬리콥터 또는 경비행기와 유사한 ‘항공기’ 형태였다.

X3가 다른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차별화되는 점은 실제 크기의 전기 자동차에 프로펠러가 달린 형태라는 점이다. 이 모델은 90% 이상 시간은 도로에서 주행하고 교통 체증이나 장애물이 있을 때만 비행하도록 설계됐다. X3의 공차 중량은 1936㎏으로 2t에 가깝다. 운전대와 기어 레버를 통해 비행 제어를 할 수 있고, 비행 가능 시간은 35분이다. 프로펠러는 접이식으로 착륙 후 다른 자동차처럼 도로 주행이 가능하다.

X3의 예상 판매 가격은 100만위안(약 1억8306만원) 수준으로, 5억~9억원대로 형성된 다른 업체 플라잉카 가격보다 낮은 편이다. 이에 대해 에어로HT 설립자인 자오더리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모회사인) 샤오펑이 보유한 부품 공급망을 이용해 X3의 가격을 낮출 것”이라며 “2025년 X3의 대량생산을 목표로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경쟁 업체 플라잉카는 활주로 필요한 비행기 형태

미국의 샘슨스카이, 네덜란드 PAL-V, 슬로바키아의 클라인비전 같은 업체들도 플라잉카를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델들은 모두 이륙 시 수백m의 활주로가 필요해 자동차라기보다 작은 비행기에 가깝다. 네덜란드 PAL-V는 현재 세계 최초 양산 플라잉카인 ‘리버티’를 75만달러(약 9억5500만원), 49만9000달러(약 6억3500만원) 등 두 모델로 내놨다. 헬리콥터와 3륜차를 섞은 것처럼 생긴 리버티는 이륙 시 180~300m의 활주로가 필요해 도로가 막힐 때 수직 이륙을 못하는 단점이 있다. 클라인비전이 만든 ‘에어카’는 BMW의 1.6L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주목받았지만 이 역시 활주로가 필요하다.

샘슨스카이의 ‘스위치 블레이드’도 마찬가지다. 도로 위에선 최대 시속 201km의 고성능 스포츠카처럼 달리다가 버튼을 누르면 날개 펴고 비행 모드로 전환해 시속 305km로 비행할 수 있지만 활주로가 필요하다.

반면 현대차는 수직 이착륙 비행기를 개발중이다. 친환경인 전기 동력으로 움직이며 무인 자율 비행 기능에 저소음 기체를 개발 중이다. 다만 도로 주행 기능까지는 필요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현대차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주요 도시 중심과 공항을 수직이착륙기로 연결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플라잉카는 도로 위 운전의 재미도 즐기면서 교통 체증을 단번에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차다. 하지만 안전성 우려는 여전하다. 샤오펑 에어로HT는 차량에 낙하산을 비롯한 다양한 안전 기능이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최대 35분이라는 비행시간은 여전히 불안한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들어 플라잉카 업체들이 드러나지 않은 크고 작은 사고를 경험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상용화를 위한 제반 시스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연명 한서대 항공산업공학과 교수는 “첨단 항공 모빌리티가 대중성을 갖추려면 승객 경험부터 규제와 인프라까지 장벽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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