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도 제친 K뷰티, 日 피부에 완벽히 스며들다
국내 화장품 중견 업체 클리오는 일본 현지의 잡화점·편집매장·드러그스토어 같은 소매점 1만4000여 곳에 자사 제품을 입점시켰다. 이 회사는 일본에서 색조 브랜드 ‘클리오’와 ‘페리페라’를 비롯해 스킨케어·헤어케어까지 5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클리오의 일본 매출은 2018년 55억원에서 작년 457억원으로 3년 만에 730% 급증했다. 클리오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일본 화장품 시장은 축소됐지만 K뷰티 바람은 강하게 불고 있다”면서 “내년엔 유통 채널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엔저(円低)라는 불리한 조건에서도 한국 화장품이 일본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한국은 일본에 665억4600만엔(약 6432억원)어치 화장품을 수출해 화장품 전통 강국 프랑스를 제치고 일본의 화장품 수입국 1위에 올랐다. 프랑스·미국·중국이 2~4위였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일본은 시세이도·SK2 같은 현지 브랜드 위상이 높고, 자국 상품 선호가 강해 한국 업체가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여겨졌다”며 “엔화 약세에도 우리 화장품이 일본에서 수입국 1위에 오른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판매 부진으로 지난 2014년 일본 진출 8년 만에 고가 브랜드 매장을 철수해야 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넷플릭스·유튜브를 통해 한류 붐이 일었고 덩달아 일본의 전 세대 소비자로부터 K뷰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엔저(円低)에도 K뷰티는 계속 팔린다
27일 회원 2000만명을 둔 일본 온라인몰 큐텐재팬이 집계한 최근 24시간 가장 많이 팔린 화장품 20위에 한국 제품 14개가 이름을 올렸다.
특히 우리나라 중소·중견업체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14개 중 ‘보나쥬르’ ‘VT코스메틱’ 같은 중견·중소 업체 기초·색조 화장품이 12개에 달한다. CJ올리브영이 일본 온라인 플랫폼 라쿠텐과 큐텐에서 판매하는 한국 중소기업 화장품 매출은 작년보다 132% 늘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스킨케어 브랜드 제품 ‘바이오힐 보’의 프로바이오덤 리프팅 크림 같은 제품은 올해 1분기 큐텐 최대 할인 행사에서 기초 화장품 부문 1위를 기록했다”면서 “일본 화장품 커뮤니티에서 한국 중소기업 제품은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도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올리브인터내셔널의 화장품 브랜드 밀크터치의 ‘올데이 마스카라’도 큐텐 연중 최대 할인 행사에서 마스카라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올리브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소매점 4000여 곳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내년 4월까지 1300여 매장에 추가 입점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영업손실을 내던 네이처리퍼블릭도 작년 일본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매장을 늘리면서 올 3분기 흑자로 돌아섰다. 기초 스킨케어 제품 ‘그린더마 시카’ ‘비타페어C’ 같은 제품을 소매점 6000곳에 입점시킨 덕분이다.
◇대기업들도 다시 일본서 뛴다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들도 일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 화장품 제조 중견기업인 코스맥스는 올해 일본 법인을 새로 설립했다. 코로나 이후 일본 2030세대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온라인을 통한 한국 화장품 주문이 급증하자 제품을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 아예 현지 법인을 만든 것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한방 자연 성분을 활용한 비비크림과 쿠션 같은 제품을 최신 기술력을 활용해 빠르게 생산·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맥스의 일본 수출은 지난 3년 동안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아모레퍼시픽도 올해 자사 브랜드 ‘라네즈’를 일본 아토코스메 온라인과 도쿄 하라주쿠점에 공식 입점시켰다. 다른 브랜드 ‘이니스프리’ 판매도 확대하고 있다. 작년 일본 도쿄 하라주쿠에 두 번째 매장을 연 데 이어 로프트 같은 소매점에도 입점해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재작년 1월부터 일본 시장에 진출, 현재까지 로프트·도큐핸즈 같은 소매점 1만4000곳에 CNP 브랜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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