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다 오른 것 같은데…” 때마침 ‘채권 3배’ 상품
금리 내리면 채권값 오르는 까닭
고위험 투자 노리는 개미에 인기
최근 국내 최초로 채권 가격 변동폭을 3배로 추종하는 ETN(상장지수증권)이 출시돼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수익률이 기초자산 가격 움직임의 3배가 되는 상품은 주식형·채권형을 통틀어 국내에 처음이다. 올해 지속적으로 올랐던 채권 금리가 이미 고점에 가까웠다고 보고, 향후 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에 높은 배율로 고(高)위험 투자를 하려는 개미들이 이 상품에 몰리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메리츠증권은 국내 최초로 3배 레버리지 국채 ETN 8종을 거래소에 상장했다. 국채 3·5·10·30년물을 각각 정방향과 역(逆)방향 3배 폭으로 추종하는 금융 상품들이다. 예를 들어 ‘3X 레버리지 국채 30년 ETN’은 한국 국채 30년물의 가격이 1% 오르면 ETN 가격이 3% 오르고, 같은 상황에서 ‘인버스 3X 국채 30년 ETN’ 가격은 반대로 3% 내린다. 종전에 국내 ETN이나 ETF(상장지수펀드)들의 추종 배율은 2배가 최대였다.
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개미들이 상장 초반 정방향(채권 가격 상승 시 ETN 가격 상승) 3배 상품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중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첫 사흘(지난 21~23일) 간 8종 중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산 상품은 ‘3X 레버리지 국채 30년 ETN’으로, 총 1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300종이 넘는 전체 ETN 중 개인 순매수 8위였다. 정방향 상품 중에서도 금리 하락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장기(30년)물을 선택한 것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미국에도 3배 레버리지 채권형 ETF가 있지만, 국내 개미가 투자할 경우 달러 가치가 하락할 때 원화 환산 가격이 추락하는 환위험이 있다”며 “외환 리스크 없이 내년 이후 금리 하락 국면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라고 했다. 다만 추종 배율이 높은 만큼, 채권 가격이 예측과 반대로 움직일 때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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