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무당은 ‘듣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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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대신 청바지를 입고, 돼지머리 대신 채식을 하는 1990년생 전업 무당이 쓴 다섯 번째 책이다.
책에서 정의하는 무당은 '함께 우는 존재'이며, '길흉화복을 점치는 사람이기 이전에 지구와 이웃을 돌보는 사람'이고, '종합예술가'이자 '희생하는 사람'이다.
무당과 독자, 무당과 무당을 연결하고자 쓴 책이다.
무당도 시인도 목소리를 '듣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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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칼리|204쪽|한겨레출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한복 대신 청바지를 입고, 돼지머리 대신 채식을 하는 1990년생 전업 무당이 쓴 다섯 번째 책이다. “쓰고 그리고 춤추고 연대하고 싶어서 무당이 되었다”는 저자는 2019년 여름 계룡산에서 내림굿을 받은 3년차 무당이다. 저자에 따르면 무당이 된 이후 실제 자신과 기존 무당 이미지의 간극이 커 ‘무당’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했다.
전작이 무당이 된 계기와 일상,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무당이 추구해야 할 가치를 이야기했다면, 이번 책은 모두의 오늘과 내일을 지지하는 무당 6인의 다채로운 목소리를 들려준다. 영화 ‘만신’의 주인공인 고(故) 김금화 만신의 제자를 비롯해 성소수자 무당, 시각장애인 무당, 국가폭력의 희생자를 위로하는 무당, 무당의 자활을 돕는 무당 등 그동안 깊이 있게 들여다본 적 없는 ‘인간으로서의 무당’을 마주하게 한다.
책에서 정의하는 무당은 ‘함께 우는 존재’이며, ‘길흉화복을 점치는 사람이기 이전에 지구와 이웃을 돌보는 사람’이고, ‘종합예술가’이자 ‘희생하는 사람’이다. 자신을 비운 자리에 기꺼이 타자의 사연을 들이며 개인과 마을 더 나아가서는 나라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한다. 무당과 독자, 무당과 무당을 연결하고자 쓴 책이다.
김혜순 시인은 추천의 글에서 무당과 시인을 나란히 놓고 사유한다. 무당도 시인도 목소리를 ‘듣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김 시인은 “저 먼 곳에서 ‘들려오는’ 영혼의 목소리와 고통에 찬 손님들에게서 들려오는 목소리 사이에서 타자로 가득 채운 거울이 되려고, 한없이 자신을 비우는 사람이 시인과 무당”이라며 “시인과 무당의 ‘들림’은 부재자의 목소리를 ‘들음’에서 오고, 존재자의 고통에 찬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에 ‘들름’으로써 생성된다”고 적었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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