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결산] 현대차·기아 아니면 벤츠·BMW…올해 車 시장 '쏠림' 여전
국내 판매 10대 중 8대 현대차·기아·벤츠·BMW
'르쌍쉐', 그랜저 단일 모델 판매량에도 못미쳐
수입차 2대 중 1대 벤츠·BMW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국내 완성차 시장은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현대자동차(현대차), 기아,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이른바 '4강 브랜드 쏠림현상'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용 반도체 이슈에 화물연대 파업까지 대외 불안요소가 맞물리면서 힘겨운 한 해를 보낸 완성차 업계지만, 이 같은 대외 불안 요인이 수년째 지속하는 쏠림현상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더팩트>가 외국계를 포함한 국내 완성차 5개사와 수입 브랜드의 올해 1~11월 누적 내수 판매량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먼저 국내 5개사는 이 기간 내수 시장에서 모두 125만6950대를 판매했다. 브랜드별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61만8497대, 기아는 49만532대, 쌍용자동차(쌍용차) 6만3146대, 르노코리아자동차(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이 각각 4만9378대, 3만5397대씩을 팔았다.
올해 이들 5개사의 전체 국내 판매량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88.2%로 사실상 이 기간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자동차 10대 가운데 8~9대는 현대차 또는 기아 브랜드인 셈이다.
'2강' 브랜드의 차종별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5개사 간 판매량 격차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현대차 내 베스트셀링카(상용 '포터' 제외) 자리에 오른 준대형 세단 '그랜저'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5만8113대가 팔렸고, 기아에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는 같은 기간 6만1509대가 팔렸다. 두 차량 모두 올해 누적 판매량에서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의 전체 판매량을 뛰어넘었다. 그나마 면을 세운 쌍용차와 비교해도 1000여 대에서 5000여 대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수입차 브랜드 경쟁에서도 '2강 체제'가 뚜렷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수입 승용차는 모두 25만3795대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0.6% 늘어난 수치다.
브랜드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BMW가 가장 많은 7만1713대가 팔리며 28.26%의 점유율을 차지했고, 벤츠가 7만1525대(28.18%)로 뒤를 이었다. 두 브랜드가 전체 수입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44%로 절반을 넘어선다.
특히, 이들 수입차 '2강 브랜드'의 연간 판매량은 외국계를 포함한 국내 마이너 3사의 국내 판매량을 크게 앞질렀다.
올해 국내 시장에서 국내외 브랜드 차량은 모두 151만745대가 팔렸고, 이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 벤츠, BMW는 전체 판매 대수의 80%가 넘는 판매량(82.8%, 125만2267대)을 기록했다.
이 같은 '쏠림 현상'은 이미 수년째 진행형이다. 실제 지난해(1~11월) 역시 이들 4개 브랜드는 모두 127만8789대가 팔리며 국내외 브랜드 전체 판매량(150만2902대)의 85.0%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업체별 '전동화 전략'과 '신차 개발 투자' 차이가 이 같은 쏠림현상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현대차는 소형 SUV '코나' 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기점으로 내년 중형 SUV '싼타페' 풀체인지 모델과 중형 세단 '싼타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예고하고 있고, 기아는 대형 전기 SUV 'EV9'과 중형 SUV '쏘렌토' 부분변경 모델,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 등 다양한 신차의 출시 일정을 조율 중이다.
벤츠 역시 내년 초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전기 SUV '뉴 EQS'를, BMW도 최근 삼성SDI 배터리와 협업한 플래그십 전기차 '뉴 i7'을 출시한 데 이어 다양한 전기 SUV 모델이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이슈가 여전히 진행형이고, 최근 고금리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자동차 시장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신차 구매 수요는 여전히 시장에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만큼 해당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신차를 출시하는 메이저 브랜드 선호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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