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의 오마이갓] 연말에 돌아보는 올해초의 신년사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2022. 12. 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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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말 조선일보에 실린 종교 지도자들의 2022년 신년사. 화합과 상생을 강조했다.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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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임인년…화합으로 팬데믹 이겨내기를”

작년(2021년) 12월 31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종교 지도자의 2022년 신년사 제목입니다. 연말을 맞아 연초의 다짐을 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습니다.

1년 전, 새해를 앞두고 개인은 개인대로, 사회는 사회대로 희망과 바람이 있었지요. 벌써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코로나 팬데믹이 잦아들지 않았습니다. 성탄 예배와 미사도 인원 제한이 풀리지 않았고요. 게다가 올해 3월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편가르기도 심해지고 있었지요. 그래서 종교 지도자들의 작년 신년 메시지에는 화합과 희망, 사랑과 자비 그리고 지도자들의 솔선수범을 더욱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의 종식을 기도하는 마음은 한결같았습니다.

당시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대자대비의 가르침으로 종교와 이념, 남녀와 세대, 계층과 빈부를 초월하여 모두가 보살심을 가져 개개인이 행복하고 세상이 화평하기를 기원한다”고 했습니다. 천태종 종정 도용 스님도 “고집과 아집을 떠나 자비의 삶을 사는 가운데 새해의 대운이 열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우리 사회와 국가, 특히 지도자, 공직자들이 솔선수범하고 국민들도 각자의 소명을 깊이 깨닫고 변화하고 실천할 때 우리 사회는 그만큼 더 밝아지고 희망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했지요. 류영모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은 “안으로는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나아가며, 밖으로는 개혁된 교회가 되어 한국 사회를 섬겨야 한다”며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모든 지역 교회의 예배가 회복되어야 한다. 한마음과 한뜻으로 선교와 교육, 봉사의 전열을 재정비하여 세상의 빛이요, 희망을 주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장만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도 “새해에는 움츠리지 말고 일어나 걸어야 한다”며 “하나님을 의지하며 용기를 가지고 ‘위드 코로나’ 시대를 새롭게 준비하자”고 했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바람과 당부도 있었습니다.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국민들의 보다 나은 삶과 미래를 위해 다름과 차별에 집착하는 갈등과 정쟁은 버리고 불이(不二)와 화쟁(和諍)의 정신으로 함께 희망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했지요.

한 해가 저물어가는 지금, 신년사를 다시 펼쳐보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다행스럽게도 코로나 팬데믹은 확실히 잦아드는 것 같습니다. 지난 성탄절은 3년만에 참석 인원 제한 없이 모두가 함께 모여 예배와 미사를 드릴 수 있었지요.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 종교계는 고통받는 이웃들을 돕는 일에 앞장섰습니다. 덕분에 코로나 한파 속에서도 작은 온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화합과 희망, 사랑과 자비는 얼마나 실현됐을까요? 모두가 답을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2020년말 발표된 종교지도자들의 2021년 신년사를 보도한 조선일보 지면. 통합과 화합, 사랑, 희망을 강조했다. /조선일보 DB

이런 일은 올해만 그랬을까요? 아닙니다. 2021년 종교 지도자 신년사를 봐도 내용은 거의 비슷합니다. 그때도 종교 지도자들은 “갈등과 반목, 대립과 분열을 물리치고 서로를 인정하고 배려하고 인정하는 원융과 상생의 길을 가자”(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우선적인 사랑가 배려가 필요하다”(염수정 추기경) “화합과 기쁨의 새해를 맞기를”(천태종 종정 도용 스님) “분노와 증오의 부유물을 걷어내자”(소강석 이철 장종현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위기는 단단한 응집력으로, 변화는 능동으로, 대립과 갈등은 포용과 상생으로 사회를 따스함으로 채워가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고 당부했지요. 그 이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종교 지도자 신년사에서 ‘화합’과 ‘상생’이 빠진 적은 한 해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갈등과 대립은 인간 세상의 상수(常數)인 것일까요. 화합과 상생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각 종교의 경전에서는 그렇게 강조하고 있는 것일까요. 어쩌면 그래서 종교가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다음주면 새해가 시작됩니다. 신년을 앞두고 발표되고 있는 종교 지도자들의 신년사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화합과 상생입니다. 부디 새해에는 화합과 상생의 작은 씨앗이라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종교계의 많은 노력도 기대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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