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감독들의 지략대결, 박항서의 베트남이 웃었다···김판곤의 말레이시아 꺾고 미쓰비시컵 조 선두 나서

베트남축구협회 페이스북 캡처

베트남 축구대표팀과 마지막 동행에 나선 박항서 감독이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에서 말레이시아를 이끄는 김판곤 감독과 지략대결을 펼쳐 완승을 거뒀다.

베트남은 27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미쓰비시컵 B조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3-0으로 완파했다. 앞서 라오스를 6-0으로 대파한 데 이어 2연승을 거둔 베트남(승점 6점·골득실 +9)은 말레이시아(2승1패·승점 6점·골득실 +3)에 골득실에서 앞서 B조 1위로 올라섰다.

미쓰비시컵은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지역 최고 권위의 격년제 대회다. 스즈키컵으로 불리다가 올해부터 일본 기업 미쓰비시전기의 후원을 받아 명칭이 바뀌었다.

베트남은 이 대회의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다. 출전하는 10팀 가운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베트남(96위)이 가장 높다. 또 이 대회는 박 감독이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나서는 마지막 대회이기도 하다. 박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베트남과 5년간 동행을 마무리한다. 베트남축구협회와 박 감독은 내년 1월 만료하는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홈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베트남은 말레이시아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전반 28분 응우옌 티엔 린의 타점 높은 헤딩슛이 원바운드로 골문을 가르며 베트남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선제골의 기쁨도 잠시, 전반 32분 응우옌 반 토안이 전방 압박 중 공을 돌리던 도미닉 탄과 강하게 부딪치면서 경고를 받았다. 앞서 경고 1장이 있었던 반 토안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고, 베트남은 일찍 수적 열세에 몰렸다.

그래도 베트남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추가골을 노렸다. 그리고 후반 14분 페널티박스 내 골라인 근처에서 말레이시아의 아잠 아즈미가 속도를 붙인 상대 공격수와 경합 끝에 넘어졌고, 이후 거칠게 대응하다가 바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베트남에 주어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퀘 응옥 하이가 후반 19분 골망을 흔들며 베트남이 2-0으로 차이를 벌렸다.

베트남의 공격은 계속됐다. 후반 35분 교체 투입된 베트남의 에이스 응우옌 꽝하이가 투입 3분 만에 역습 상황에서 절묘한 침투 패스를 넣어줬고 이를 받은 응우옌 호앙 득이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침착하게 골로 연결하며 쐐기를 박았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