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대낮 한국인 유학생 폭행 당해…아시아인 혐오 범죄

독일 뒤스부르크 시내 한복판에서 20대 한국인 유학생이 대낮 신원 미상의 남성 2명으로부터 폭행당했다. 현지 경찰은 아시아인 혐오 범죄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27일 연합뉴스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오후 1시께 독일 뒤스부르크 시내 주택가에서 유학생 A씨(29)에게 남성 2명이 접근해 "혐오스러운 중국인", "중국인을 다 죽이겠다"며 인종차별적 욕설을 퍼붓고 얼굴 등을 폭행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가 지나는 시민들에 도움을 요청하자 신고받은 경찰이 출동했고, 가해자 2명은 도주했다.

A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강아지 산책을 위해 집 밖으로 나갔는데 갑자기 남성 두 명이 접근해 동양인 혐오 발언을 퍼붓더니 얼굴 등을 폭행했다"면서 "강아지를 보호하기 위해 꼭 끌어안고 폭행당해 왼쪽 눈과 머리에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학생들에게 이런 일이 밥 먹듯이 일어난다는 게 문제"라면서 "살해 협박까지 받은 만큼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가해자가 잡혀 처벌받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독일 경찰이 자신의 요청에도 도주한 남성들을 쫓지 않고, 미온적으로 행동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주독일대사관 측은 뒤스부르크와 관할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경찰에 미온적 행동에 엄중하게 항의하고, 수사를 조속히 진행해 범인을 잡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독일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이 늘어났다.

독일 베를린자유대, 훔볼트대, 독일 통합이민연구센터는 지난해 5월 연구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독일 내 아시아계 700명 등 45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아시아계 중 49%는 팬데믹 속에 직접 인종차별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인종차별 사례 중 62%는 언어적 공격이었고, 11%는 침을 뱉거나 밀치거나 살균제를 뿌리는 등의 신체적 폭력, 나머지 27%는 병원에서 예약받지 않는 등의 제도적 배제로 집계됐다.

응답자들은 대부분의 인종차별은 거리를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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