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 이하’는 사실상 무방비…서울시내 1시간 비행
[앵커]
어제 우리 군은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를 향해 지상의 대공포를 사격하지 못했습니다.
소형 무인기를 대공포 레이더로 탐지하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북한 무인기는 우리의 방어망을 뚫고 유유히 서울 상공을 한 시간 가량 비행했습니다.
이어서 최영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7년 강원도에서 발견됐던 북한의 무인기입니다.
2014년 2.5m에 못 미쳤던 날개 길이가 2.86m까지 길어졌습니다.
개량된 성능에 힘입어 우리측 지역을 490km나 비행할 수 있었습니다.
[김종성/국방과학연구소 박사/2017년 6월 : "중량 증가로 날개폭을 약간 키우고 엔진 출력을 높여 외형은 유사하나 항속거리는 2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후 5년 동안 성능 개량을 거듭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무인기는 이번에도 우리 군의 지대공 무기 레이더에는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레이더의 탐지 가능 범위를 벗어났거나, 지형 등에 가려 육안으로 관측할 수 없었다고 군은 설명했습니다.
지상에 방공망을 설치하고도 제때 활용하지 못한 겁니다.
그나마 방공식별레이더와 열영상장비에 부분적으로 탐지돼 공군 전투기 등 공중전력이 출동할 수 있었습니다.
[강신철/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 "(북한 무인기는) 3m급 이하의 작은 크기로 현재 우리 군의 탐지·타격 능력으로는 격추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북한의 무인기는 시속 100km의 비교적 느린 속도로 약 3km의 낮은 고도에서 비행했습니다.
서울 북부 지역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횡단하며 한 시간가량 유유히 비행했습니다.
원격 조종이 아닌 사전에 입력된 좌표대로 비행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이나 청와대와는 거리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무인기를 수거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통령실 등 주요 시설이 촬영됐는지 여부는 확답할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무인기가 용산 인근으로 날아온다면 상대적으로 고성능의 무기 체계가 배치돼 있기 때문에 격추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영윤입니다.
최영윤 기자 (freeya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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