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뒤스부르크서 대낮에 아시아인 혐오…한국 유학생 폭행당해

이율 2022. 12. 27. 23:3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세계 최대의 내륙항구인 독일 라인강변 뒤스부르크 시내 한복판에서 한국인 20대 유학생이 대낮에 신원 미상의 남성 2명으로부터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인종차별적인 모욕과 공격, 폭행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현지시간) 오후 1시께 독일 뒤스부르크 시내 주택가에서 유학생 하모(29)씨에게 남성 2명이 접근해 "혐오스러운 중국인", "중국인을 다 죽이겠다"고 아시아인 혐오를 드러내는 인종차별적 욕설을 퍼붓고 얼굴 등을 폭행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용의자들 도망쳐…경찰 상해·모욕·인종차별주의 등 혐의로 수사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세계 최대의 내륙항구인 독일 라인강변 뒤스부르크 시내 한복판에서 한국인 20대 유학생이 대낮에 신원 미상의 남성 2명으로부터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인종차별적인 모욕과 공격, 폭행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독일 뒤스부르크서 대낮에 한국 유학생 폭행당해 하씨의 이웃이 찍은 가해 현장영상. 목격자 1명과 가해 남성 2명 중 1명이 찍혔다. [하씨 제공=연합뉴스 갈무리]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현지시간) 오후 1시께 독일 뒤스부르크 시내 주택가에서 유학생 하모(29)씨에게 남성 2명이 접근해 "혐오스러운 중국인", "중국인을 다 죽이겠다"고 아시아인 혐오를 드러내는 인종차별적 욕설을 퍼붓고 얼굴 등을 폭행했다.

하씨가 지나는 시민들에 도움을 요청하자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고, 두 남성은 도주했다.

하씨는 2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강아지를 데리고 집 앞에 산책하러 나갔는데 갑자기 남성 두 명이 접근해 동양인 혐오 발언을 퍼붓더니 얼굴 등을 폭행했다"면서 "강아지를 보호하기 위해 꼭 끌어안고 주먹세례를 받아 왼쪽 눈과 머리에 상처를 입었다.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학생들에게 이런 일이 밥 먹듯이 일어난다는 게 문제"라면서 "살해 협박까지 받은 만큼 또 다른 피해자가 안 생기도록 가해자가 잡혀 처벌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경찰이 자신의 요청에도 도주한 남성들을 쫓지 않고, 미온적으로 행동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뒤스부르크 경찰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국 국적자 관련 사건이 접수돼 보안대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상해와 모욕에 더해 인종차별주의 혐의도 있어 보안대로 이첩했다"고 말했다.

주독일대사관 측은 뒤스부르크와 관할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경찰에 미온적 행동에 엄중하게 항의하고 수사를 조속히 해 범인을 잡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독일 뒤스부르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독일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이 늘어났다.

독일 베를린자유대, 훔볼트대, 독일 통합이민연구센터가 연구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독일 내 아시아계 700명 등 4천500명을 상대로 지난해 5월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시아계 중 49%는 팬데믹 속에 직접 인종차별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인종차별 사례 중 62%는 언어적 공격이었고, 11%는 침을 뱉거나 밀치거나 살균제를 뿌리는 등의 신체적 폭력, 나머지 27%는 병원에서 예약을 받지 않는 등의 제도적 배제였다. 대부분의 인종차별은 거리를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이뤄졌다고 응답자들은 전했다.

'중국의 유럽을 향한 관문'을 자처했던 뒤스부르크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핵심기지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자국 기반시설과 산업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거센 논란이 일자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추진하던 사업을 중단하는 등 거리를 두고 있다.

yulsid@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