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항서매직'인가... 퇴장도 베트남 조1위 열망 못막았다[AFF컵]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이 김판곤 감독의 말레이시아를 꺾고 조 1위에 올랐다. 엄청난 위기도 있었지만 이를 잘 버텨내고 완승을 거뒀다.

ⓒSBS스포츠 중계 캡처

베트남은 27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9시30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릭 컵 2022 B조 조별리그 말레이시아와의 맞대결에서 3-0 승리를 거뒀다.

베트남(2경기 2승·승점 6·골득실 +9)은 이 승리로 말레이시아(3경기 2승1패·승점 6·골득실 +3)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르고도 조 1위에 올랐다.

박항서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베트남 대표팀의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스승에게 '유종의 미'를 선물하고 싶은지 베트남은 21일 펼친 라오스와의 첫 경기에서 6-0 대승을 거뒀다. 5일의 충분한 휴식 기간을 보낸 베트남은 우승을 위해 우선 조 1위 경쟁자 말레이시아를 꺾고자 했다.

B조 최강자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두 팀의 대결에서 먼저 앞서나간 쪽은 베트남이었다. 전반 28분 베트남의 오른쪽 코너킥에서 도 흥 중이 오른발로 올린 공을 응우옌 띠엔 린이 문전에서 원바운드 헤더골로 연결하며 베트남에 1-0 리드를 안겼다. 우세했던 전반전 흐름에 선제골까지 터지며 승리와 더욱 가까워지는 듯했다.

하지만 머지않아 악재를 맞이한 베트남이다. 전반 32분 베트남 진영 오른쪽 측면 경합 상황에서 베트남 응우옌 반 또안이 말레이시아 도미닉 탄의 발을 밟았다. 이미 경고 한 장이 있었던 반 또안은 이 파울로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하며 베트남은 이른 시간에 수적 열세를 안게 됐다.

ⓒSBS스포츠 중계 캡처

베트남 입장에서는 과거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악몽과 같은 장면이었다. 베트남은 2021년 같은 대회에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에 B조 1위를 내주고 2위로 4강에 진출하면서 부담스러운 A조 1위 태국을 만났다. 그리고 준결승 2경기 동안 한 골도 넣지 못하고 패한 경험이 있다.

만약 베트남이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말레이시아에 경기를 내준다면 이번에도 조 1위가 힘들어질 수 있는 상황. 전반전을 실점 없이 마무리한 베트남은 어떻게든 10명으로 후반전을 버텨야 했다.

하지만 정말 마법이라도 부린 걸까. 말레이시아 아잠 아즈미가 자신들의 박스 안에서부터 골라인을 넘어서까지 베트남 선수와 경합하다가 상대의 몸을 밟았고 후반 17분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이렇게 양 팀의 선수 숫자가 10-10 동률이 된 상황에서 베트남의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후반 19분 키커로 나선 꿰 응옥 하이가 오른발로 PK를 성공시키면서 베트남이 2-0으로 앞섰다. 베트남은 후반 38분 응우옌 호앙 득의 쐐기골까지 터지며 중요한 맞대결을 승리로 가져갔다.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1-0 리드였다면 경기 막바지까지 불안했을 베트남이다. 하지만 '항서매직'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따라 다니는 박항서 감독의 팀답게 수적 열세는 없애고 리드는 벌리는 행운을 맞이하며 조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SBS스포츠 중계 캡처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