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81%가 중국에 부정적 … 56개국 중 반중 정서 가장 강해”

지난해 3월 터키에 거주하는 위구르 공동체의 한 관계자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터키 방문에 맞춰 이스탄불에서 열린 위구르 인권 탄압 규탄집회 도중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밟고 서 있다. AP 뉴시스

■ 외교전문 매체 디플로맷 보도

“2위 스위스와도 9(nil) 차이 … 미세먼지·코로나19 때문”

“반중 정서, 20~30대에서 가장 강하고 경제 여유로울수록 약해”

한국인의 반중(反中) 정서가 세계 56개국 가운데 가장 강하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27일 미국 외교 전문매체 디플로맷에 따르면 중앙유럽아시아연구소(CEIAS)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진은 지난 4월 11일~6월 23일 한국 성인 남녀 1364명을 대상으로 중국에 대한 인식 등을 묻는 여론조사를 시행했다. 이 조사는 유럽지역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2020∼2022년 세계 56개국 주민 8만여 명을 상대로 진행된 ‘시노폰 보더랜드 프로젝트’의 일부다.

이 조사에서 한국인 응답자가 중국을 ‘부정적’, 또는 ‘매우 부정적’으로 인식한다고 답한 비율은 81%에 달했다.

이는 조사 대상 56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더욱이 2위인 스위스(72%)나 3위 일본(69%)에 비해 부정 응답이 10%포인트가량 높을 정도로 다른 국가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고 디플로맷은 지적했다.

지난 2015년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가 시행한 비슷한 조사에서 중국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한국인의 비율이 37%에 그쳤던 점에 비춰보면 반중 정서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디플로맷은 한국에서 이처럼 반중 정서가 강해진 데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의 다양한 측면 가운데 한국인들이 가장 부정적으로 인식한 특징이 ‘글로벌 자연환경에 대한 중국의 영향’이라는 것이다.

디플로맷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중국의 군사력’을 가장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과 달리 유독 한국에서만 이런 결과가 도출됐다면서 미세먼지 문제가 지난 몇 년 간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거리가 돼왔다고 했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인들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중국의 기술’에도 부정적인 편이었고, ‘중국인’에 대해서도 77%가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특히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도 부정적 인식이 뚜렷했다. 한국인들이 중국 하면 떠올리는 단어는 ‘코로나19’가 가장 많았다. 이 밖에도 ‘역사 왜곡’, ‘더러움’, ‘가짜’, ‘오염’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주로 언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20~30대의 반중 정서가 가장 강했으며, 경제적으로 여유로울수록 반중 정서가 약하게 나타났다고 디플로맷은 덧붙였다.

오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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