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경기 일부분이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두고 경기 중단
[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심판 판정이 100% 정확할 순 없다. 실수를 할 수 도있다. 그렇다보니 최근 스포츠 종목에서는 발전된 영상 기술 도움을 받기도 한다.
야구와 농구에서 비디오 판독, 축구에서 VAR, 테니스에서 호크 아이가 대표적이다. 배구도 마찬가지다. 특히 V리그는 이 부분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국내 프로스포츠 중 가장 먼저 비디오 판독을 도입했다. 해외배구로 눈을 돌려봐도 V리그가 최초 사례다.
그런데 V리그에서 비디오 판독 결과를 두고 경기가 중단되는 일이 일어났다. 27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2-23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한국전력전 4세트 도중 8분 정도 경기가 진행되지 않았다.
KB손해보험이 한국전력에 9-11로 끌려가던 상황, 홍상혁이 후위 공격을 시도했고 아웃이 됐다. 한국전력이 점수를 얻었는데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한국전력 선수의 네트 터치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중계방송 화면에선 한국전력 미들 블로커 박찬웅이 블로킹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팔뚝 부위가 네트 상단에 닿는 장면이 잘 나왔다. 그런데 비디오판독 결과는 '네트 터치가 아니다'였다. 그러자 후 감독은 격하게 항의했고 경기는 중단됐다.
후 감독은 한국전력전이 끝난 뒤 현장을 찾은 취재진에게 비디오 판독 관련 항의 상황에 대해 "전광판에 송출되는 화면으로 봤을 때 네트 터치가 확실했다"면서 "그런데 남영수 부심은 '비디오 판독석에서 본 화면에서는 네트 상단에 팔둑이 닿는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다 '비디오 판독 결과를 발표한 뒤 다시 본 다른 화면에서는 네트터치가 확인됐다'고 했다"고 얘기했다.
후 감독은 "못봤을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선수들은 한 시즌 그리고 한 경기를 치르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한다. 상황 하나 하나 그리고 판정 결과에 좌지우지되는데 정확하게 못봐준다면 비디오 판독을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시 한 번만 판독을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무조건 아니라고 하니 답답했다"면서 "나중 화면에 정확한 상황이 나왔다면 다른 방법을 제시했어야하지 않겠나 싶다. 그런데 무조건 그 상황이 (화면에)나오지 않았다고 하고 끝까지 안나왔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배구에서 부심이 맡는 역할 중 하나는 경기 도중 네트 터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이날 부심을 맡은 남영수 심판은 일단 해당 상황에서 네트 터치를 잡아내지 못했다.
그리고 비디오 판독석에서 볼 수 있는 화면에는 중계방송 카메라가 잡은 화면이 들어간다. 시청자들이 중계를 통해 보는 것과 같은 화면이 당연히 함께 제공된다는 의미다.
이날 부심을 맡은 남 심판이 후 감독에게 한 '비디오 판독시 부심과 판독관들이 본 첫 번째 화면을 통해서는 네트 터치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말은 신빙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비디오 판독에서 나온 명백한 오심을 바로잡거나 번복 또는 정정할 수는 있는 방법은 있을까. 한국배구연맹(KOVO)이 해당 사항에 대해 따로 규정을 둔 건 없다.
'아이뉴스24'가 확인한 결과 지난 2라운드 종료 후 V리그 경기에 대한 팀별 리뷰를 하는 자리에서 조선행 KOVO 심판실장은 '어떤 상황이든 비디오 판독에 대한 번복은 하지 않는다'고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심판실장의 언급이 이날 비디오 판독 상황에서 일종의 가이드 라인으로 작용했을 수 도 있다.
그리고 이날 4세트 비디오판독 항의 과정에서 KB손해보험은 팀 경고를 받았다. 딜레이 게임(경기 지연)에 대한 옐로 카드를 받았다. 그런데 이 부분도 문제 소지가 있을 수 있다.
규정상 오랜 항의로 인한 경고는 줄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상황은 판정에 분명한 문제가 있던 점에 대한 이의 제기였는데도 팀에게만 경기 지연에 대한 책임을 일방적으로 물은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다.
KB손해보험은 이날 한국전력에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다. 끌려가던 4세트를 따라잡았고 25-25 듀스에서 비예나(스페인)의 오픈 공격에 이어 한국민이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서브 에이스에 성공해 27-25로 세트를 따내며 결국 웃었다.
/의정부=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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