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2022년 수많은 사건, 사고에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 BTS 병역 논란 이후 맏형 진의 군 입대와 아직 종결되지 않은 병역법 개정 논의 - 일본 자민당 소속 의원 중 절반에 가까운 179명이 통일교와 접점이 있고 선거에 도움을 받는 등 일정 이상의 관계가 있는 의원은 121명으로 파악됐다
27일 밤 PD수첩 <2022 꺾이지 않는 마음>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PD수첩이 심층 취재했던 의혹들과 여러 사건에 관해 피해자와 제보자들을 만나 방송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했다. 미국 빌보드 차트의 신기록을 세우며 21세기 비틀스라고 평가받은 방탄소년단. BTS 멤버들의 병역특례 여부를 놓고 많은 논쟁이 벌어졌다. 이른바 BTS가 속한 대중문화예술인은 병역특례 대상이 아니라는 것. 논쟁은 일부 의원에 의해 병역법 개정안 발의까지 이어졌으나 국회에 계류 중이다. 그리고 지난 13일 BTS의 맏형 ‘진’이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로 입소해 군인으로서 나라를 위해 복무하는 길을 택했다. 그동안 많았던 BTS의 입대 논란들은 ‘진’의 입대로 끝났다. 그러나 병역법 개정에 관한 논의는 끝나지 않았다. 대중문화예술인은 병역 특례에 포함될 것인지 앞으로 기준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
방송 이후 사람들의 공분을 샀던 <사라진 아이들과 비밀의 왕국>과 <법 위에 목사? 믿음 뒤에 돈방석!>, 일본의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총격 사망과 통일교에 관해 취재했던 <아베, 총격범 그리고 통일교>까지 종교와 관련된 논란이 뜨거웠다. 선거 유세 중에 총을 맞고 끝내 사망한 아베 전 총리. 총격범인 야마가미 테츠야의 편지에는 어머니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 빠지며 집을 파산에 이르게 했다고 명시했다. 아베 전 총리가 야마가미의 표적이 된 건 지난해 열린 통일교 관련 단체 행사에 보낸 영상 축전 때문으로 보였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통일교와 절연을 외쳤지만, 지난 9월 일본 자민당은 소속 의원의 절반에 가까운 179명이 통일교와 접점이 있다고 밝혔고, 선거에 도움을 받는 등 일정 이상의 관계가 있는 의원 121명의 이름을 공개하며 사람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PD수첩은 아리타 요시후 전 의원을 만나 방송 후의 일본 통일교 상황에 대해 들었다. 그는 일본 정치계 쪽에서 처음으로 통일교에 질문권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그는 “통일교 측이 문부과학성에 답변하고 질문을 거듭하면서 최종적으로 종교법인격을 박탈할지는 내년에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의 농촌을 복구한다는 뜻의 <돌나라 한농복구회>. 2009년 박명호 교주와 여러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는 신도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이후 여성 신도들의 은밀한 모습이 담긴 CCTV까지 공개되며 논란이 일자 박 교주는 창기십자가란 교리를 언급했다. “아버지 명령이 떨어졌어요. 네가 내 씨니 내 씨를 퍼트려라”, 정일배 종교전문 변호사는 “자기가 성관계를 통해서 세례를 주는 것처럼 교리로 더 이상 확장이 어려울 것”이라며 기반 유지를 위해 도망간 것으로 판단했다. 교주와 함께 이주한 신도들은 브라질 북동부 ‘포르모사 두히우 프레투시’ 인근의 위치한 땅을 구매해 땅을 개간하며 유기농업을 시작했다. 또한 이곳의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교주 박명호 씨를 신랑으로 배우며 찬양하는 교육을 배우고 있었다. 아동들의 영상을 본 김태경 서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노래 가사 내용을 보고 극단적인 표현이 많아 아동 학대고 노래를 부르게 하는 행위가 정서 학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9월 국가인권위원회에 돌나라 신도들의 인권침해 실태를 조사해달라는 진정이 접수됐다. PD수첩 방송 이후 사건은 경찰로 이관돼 수사 중이다.
PD수첩은 장위10구역의 사랑제일교회와 재개발 조합과의 갈등을 다뤘다. 당시 조합은 땅과 건물을 인도받기 위해 명도소송을 제기했다. 2020년 5월 1심부터 올해 1월 3심 대법원판결까지 모두 승소했지만, 교회 측의 극렬한 저항으로 여섯 번의 집행 모두 실패했다. 교회 측이 조합에 제출한 손실보상금 산출내역은 총 563억 원. 결국 조합은 10월 초까지 교회 건물을 비우는 조건으로 교회 측 보상금과 무상으로 대토 부지 제공에 합의했고, 이에 사람들은 사랑제일교회 ‘알박기’ 논란으로 뜨거웠다. 하지만 방송 3개월이 지나서도 사랑제일교회는 여전히 떠나지 않고 있다. 조합 측에 새 부지 평탄화 작업을 요청하는가 하면 부지가 작다는 이유를 들어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PD수첩이 만난 장위10구역 조합원은 참는 게 임계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빨리 아파트 지어서 조합원들이 마음 놓고 살았으면 그 바람밖에 없어요”라며 얼마 전 조합장이 사퇴했다고 말했다. 새 조합장을 다시 선출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 한국기독교 총연합회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의 주장과 교리가 이단이라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전광훈 목사에게 3년의 자격정지를 내리고 제명을 추진했다. 하지만 최근 15일에 열린 실행위원회에서 전 목사에게 해명 기회를 주기로 결정하면서, 제명에 대한 결정이 미뤄져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월에 방송한 <보험금과 설계된 죽음> 편. PD수첩은 도박과 보험 살인 등 우리와 밀접할 수 있는 주요 사건들을 심층 취재했다. 보험금을 노리고 친족을 살해한 김씨. 여동생에 대한 살인과 보험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되자, 잠적한 그는 지난 6월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채 발견됐다. 동생의 사망 보험 가입 금액은 약 6억 5천만 원. 수의자는 둘째 오빠 김씨로 되어있었다. PD수첩은 3남매 중 첫째인 큰오빠를 어렵게 만날 수 있었다. 그를 통해 둘째 오빠 김씨가 하루에 몇천만 원씩 온라인 도박을 하고 수억 원의 빚을 지고 있었던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김씨와 함께 공범으로 기소된 동거녀 A씨가 최근 살인 및 자살방조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A씨 측 변호인은 항소했다. 5월에 방송한 <수익률 300%의 함정 - 2022 신종도박보고서> 편에서는 일상생활에서 투자를 해보려다가 도박사기에 당한 피해자들이 있었다. 수민(가명) 씨는 도박사기를 당한 후 공황장애를 겪으면서 자살 시도까지 했다고 밝혔다. 발단은 SNS 단체 대화방에 초대되면서였다. 저마다 수익률을 자랑하는 사람들을 보며 소액 투자를 유도된 상황. 핸드폰 앱을 통해 ‘사다리 게임’이란 투자를 시도했고 결정적인 순간에 휴대폰 버튼이 말을 듣지 않으면서 총 1억 원에 가까운 돈을 잃고 말았다.
2억 4천만 원의 사기도박 피해를 본 이강희(가명) 씨도 수민(가명) 씨와 같은 피해자다. 그런데 PD수첩이 만난 이씨는 또다시 함정에 빠질 뻔했다며 2차 가해에 대해 말했다. 그녀는 사기도박 피해를 입은 이후 한 인터넷카페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이씨는 인터넷에 글을 올리자 누군가에게 돈을 찾아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돈을 찾고 싶은 마음에 통화한 사람이 시키는 대로 천만 원가량을 결제했지만,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사기임을 알고 경찰에 신고해 구속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온라인 도박사기 피해가 늘어가고 있다. 지난 8월 ‘디지털 다중피해 사기방지 및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발의됐다. 서영교 국회의원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사이트 자체를 금지시키거나 차단하고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사람을 추격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게 상식”이라고 설명했다.
PD수첩은 종교 문제와 민생 문제, 논문과 입시 비리를 둘러싼 논란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 곳곳을 들여다봤다. 사회의 논란에도 깊숙이 들어갈 수 있었던 힘은 부조리에 눈감지 않은 제보자들 덕분이었다. 2022년 올 한 해 방송했던 사회 문제들이 조금씩 나아지기를 바란다. PD수첩은 힘없는 이들 편에서 힘 있는 이들에게는 꺾이지 않는 마음을 계속 지켜나가겠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2/society/article/6440038_356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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