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빙하기에…출하량 63% 급증한 폰 있다는데

폴더블폰 올해 3분기 잘나가
갤럭시 선전속 中제조사 약진
구글도 내년 폴더블폰 준비
Z폴드4 누적 판매량 179만대

삼성 갤럭시 Z폴드4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1.5배 넘게 확대되며 ‘나홀로 성장’을 기록했다.

앞서 업계 선두주자인 삼성전자는 지난 8월 갤럭시 Z4 시리즈를 출시하며 올해를 ‘폴더블폰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대화면으로 유연하게 활용 가능한 폴더블폰은 안드로이드 진영이 브랜드 프리미엄화와 경쟁력 차별화를 꾀할 포인트로 꼽힌다. 부품난과 소비 위축과 더불어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길어지며 성장이 정체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이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608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73만대)과 비교해 6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 세계를 덮친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감소하면서 3분기 폴더블폰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사상 처음으로 2%를 넘겼다.

1년 전(1.1%)와 비교해 폴더블폰 비중이 2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대비 11% 줄어든 12억40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3분기 폴더블폰 출하량 증가는 화면을 좌우로 접는 이른바 ‘폴드형’의 수요 증가가 견인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3분기 폴드형 출하량이 전년동기 대비 88% 상승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 8월 선보인 갤럭시 Z 폴드 4의 출하량이 전작 대비 60% 넘게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갤럭시 Z폴드4의 누적 판매량은 전작(103만대)보다 74% 늘어난 179만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판매량이 217만대에서 277만대로 약 28% 늘어난 Z플립4와 비교해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중국 제조사들의 약진도 폴더블폰 시장 성장에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오포와 아너는 최근 폴더블폰 신제품을 출시하며 중국 외 국가에도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내수 시장만 공략했다면 동남아시아나 유럽, 중동 지역까지 공략하겠다는 목표다. 출시 초기와 비교해 기술적 완성도를 높인 자신감이 엿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포가 이달 선보인 폴드형 폴더블폰 ‘파인드N2’는 Z폴드4보다 30g 가벼운 무게(233g)를 내세웠다. 아너가 지난달 내놓은 ‘매직Vs’는 Z폴드4보다 1.3㎜ 얇지만 완충 시간은 46분으로 Z폴드4(1시간 이상)보다 짧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폴드형은 남성 고객 비중이 55%로 높고 새로운 제품에 선호도가 높은 18~29세 연령층과 품질을 중시하는 40세 이상에서 선호도가 높았다. 스마트폰이지만 태블릿처럼 이용이 가능해 문서 작업이나 영상 감상에 효과적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올해 폴더블폰은 프리미엄 제품에 걸맞은 카메라 스펙 등을 갖추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확고히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폴드형이 강세를 보이는 중국 폴더블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전 세계 전반적으로 폴드형 출하량이 늘고 있다”고 짚었다.

하드웨어 시장을 꾸준히 공략하고 있는 구글 역시 내년 5월 열리는 개발자 대회 ‘구글 I/O’에서 첫 번째 폴더블폰을 공개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코드명 ‘펠릭스’로 불리는 구글의 폴드형 스마트폰은 내부와 커버에 각각 7.57인치와 5.78인치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 외산 폴더블폰은 국내에서 만나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수요가 적어 이동통신사들이 정식 발매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알뜰폰 업계에서 경쟁력 차별화를 위해 출시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헬로모바일과 손잡고 중저가 5G 모델인 ‘엣지30’을 내놓은 모토로라가 대표적이다. 지난 10월 해당 제품을 출시하며 신재식 모토로라코리아 사업총괄 대표는 “보급형부터 플래그십 모델까지 다양한 제품을 국내 출시해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힐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모토로라 역시 갤럭시 Z4 언팩 직후 3세대 폴더블폰 ‘레이저 2022’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