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을 모르는 지방의회]⑬ ‘낯 뜨거운’ 건설업 군의원, 행감서 “도로 포장해주세요”
[KBS 창원] [앵커]
기초의원들의 상임위원회도 문제입니다.
KBS가 경남의 기초의원 270명의 겸직 신고서와 상임위원회를 비교해보니, 7명 의원들의 직업 연관성이 포착됐는데요.
최근 8년 동안 이해 충돌이 우려되는 의원들의 상임위 배척이나 징계 건수는 한 건도 없습니다.
이어서, 이대완 기자입니다.
[리포트]
함양군의회 행정사무감사장입니다.
건설위원회 소속 서영재 위원이 함양군 상수도사업소 소장을 상대로 난데없이 관로 사업을 한 구간에 전면 도로 포장 공사를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서영재 함양군의원 : "마을 안길도 아스콘포장으로 다 해달래요, 마을마다. 전면 포장 요구에 만족도를 좀 높여줬으면 좋겠다."]
서 의원이 함양군의회에 제출한 겸직 신고서입니다.
서 의원의 지인과 아내, 형, 사위가 임원인 건설회사에서 사원으로 근무해 한해 2,400만 원을 받는다고 썼습니다.
서 의원이 재직한다는 회사가 서 의원 임기 동안 함양군과 수의계약한 공사 중 절반 가까이가 도로 관련입니다.
지방자치법은 지방의원들의 이권 개입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영리 활동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합천군의회 신명기 의원도 서 의원과 상황이 똑같습니다.
겸직신고서에 건설회사 '직원', 연봉 2,400만 원이라고 썼고, 현재 건설위원회 소속입니다.
심지어 지난 8대 의회 때는 건설위원장까지 맡았습니다.
[신명기/합천군의원 : "잘못된 일이 있고 또 시정해야 할 일이 있으면 미처 인지를 못한 거 그런 건 죄송하게 생각하고..."]
KBS가 경남 기초의원 270명이 제출한 겸직 신고서와 상임위 배정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임대업이나 부동산 업체 대표로 신고한 강태영, 곽종포 양산시의원과, 건설회사에서 각각 감사와 차장 직급으로 월급을 받고 있는 최복춘 양산시의원과 정준호 김해시의원은 건설위원회에 자동차학원과 골프장 대표인 서정인 진주시의원은 도시환경위원회에 배속돼 있습니다.
[장지혁/대구참여연대 집행위원장 : "강제 규정이 없다 보니까 회피할 수 있는 통로가 너무 많았던 거예요."]
경남 18개 기초의회가 2014년부터 현재까지 8년 동안 이해충돌이 우려되는 의원들의 상임위 제척이나 징계한 건수를 단 한 건도 없습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이대완 기자 (bigbowl@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