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을 모르는 지방의회]⑫ 경남 기초의원 11명, ‘법망’ 피해 수의계약 570건·80억 원
[KBS 창원] [앵커]
경남 기초의원들의 겸직 실태 보고서, 연속보도입니다.
KBS가 경남의 기초의원 270명을 추적한 결과, 지인의 공사업체를 통해 수의계약을 따낸 것으로 확인된 의원만 모두 11명입니다.
이들 의원이 따낸 공사는 570여 건에, 80억 원 규모입니다.
이형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0월, 포장 공사가 진행된 함양의 한 농로입니다.
함양군 예산 천9백만 원이 투입됐습니다.
이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낸 곳은 A건설업체.
함양군의회 서영재 의원의 지인이 대표로, 아내가 감사로, 형과 사위가 사내 이사로 있습니다.
[A 건설업체 전 관계자/음성변조 : "(대표가) 사모님 아니면 서영재 사장님이나 이렇게 알고 있는데…."]
애초 이 업체 대표는 서 의원 아내였습니다.
하지만 서 의원이 군의원에 당선될 때마다 대표 명의가 바뀌었고, 낙선될 때는 다시 아내 명의로 돌아갔습니다.
지방의원 가족이 대표인 업체는 해당 자치단체와 수의 계약을 할 수 없다는 법망을 피하기 위한 것입니다.
서 의원이 함양군의회 6대와 8대, 이번 9대까지 3선을 하는 동안 이 업체가 함양군으로부터 따낸 수의계약은 모두 66건, 금액은 10억 2천 여만 원입니다.
[서영재/함양군의원 : "많은 논란도 있었고, 또 이제 그것에 대해서 사실 또 이해도 시켰었고요."]
지난달 시작된 합천의 한 하천 다리 공사 현장, 천9백만 원짜리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따낸 곳은 B 건설업체입니다.
애초 이 업체 대표는 합천군의회 신명기 의원이었지만, 신 의원이 2017년 4월 재보궐선거로 당선된 직후부터 대표 명의가 아내 인척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업체는 신 의원이 3선을 지내는 동안 합천군으로부터 수의계약 52건, 모두 2억 2천여만 원 공사를 따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합천군 계약 업무 공무원/음성변조 : "(B 건설업체가 공사를 했던데요. 신명기 군의원 회사이더라고요?) 네, 맞습니다."]
KBS가 경남의 기초의원 270명을 추적한 결과, 이 같은 방식으로 법망을 피해 업체를 운영하는 의원만 모두 11명입니다.
[김성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 "공직자들에 대한 직계 가족뿐 아니라 친인척들이 돼 있는 회사와 (수의) 계약하는 것도 사실은 제한하는 게 맞다고 봐요."]
이들 의원이 따낸 수의계약은 모두 570여 건, 수주금액은 8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이형관 기자 (par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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