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연장 해준다더니 오락가락…다시 한자리 모인 ‘빌라왕’ 피해자
[앵커]
최근 전세 사기 피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은행에서 전세 자금을 빌린 피해자들의 고통은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대출 만기를 늦추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실은 크게 다릅니다.
박진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전세 사기 피해자 김 모 씨.
계약 만료 넉 달 앞두고 집 주인은 보증금을 못 돌려준다는 연락을 남기고 자취를 감췄습니다.
전세 보증금 2억 6천8백 만원 가운데, 2억여 원이 은행 대출이었던 김 씨는 전세 보험금을 받을 때까지 대출 연장이 가능한지 물었지만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정부가 약속했던 대출 연장 조치와는 다른 답이었습니다.
[김 모 씨/전세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대출 연장이 안 되니 알아서 해라 이런 식이거든요. 저희는 잘못이 하나도 없는데."]
김 씨가 가입한 보증 보험은 SGI서울보증.
대출해준 은행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 보험만 유효하다는 입장입니다.
[은행원/음성변조 : "주택도시보증공사 대출이고 SGI서울보증보험은 아직 뭐가 나온 게 없어요. (대출 연장 협조) 공문이..."]
또 다른 사각지대가 있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기자회견에 나선 이른바 '빌라왕'의 전세 사기 피해자들은 같은 은행에서도 지점마다, 또 직원마다 답이 다르다고 호소합니다.
[배소현/'빌라왕' 전세 사기 피해자 모임 대표 : "같은 대출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은행 지점마다, 담당 행원마다 대출 연장이 되시는 분, 안 되시는 분이 나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도 특정 은행들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금융위와 함께 전달 과정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보증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피해자들도 문제입니다.
임대인이 숨진 경우 경매가 끝나려면 2년 가까이 걸리지만, 정부의 저금리 금융 지원 기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국토부는 다음달 10일, 전세 사기 사건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추가로 열고, 질문에 답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박진수입니다.
박진수 기자 (realwa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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