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수용소 탈출, 한 달 표류 끝에…로힝야 보트피플 185명, 인도네시아 땅 밟아

최서은 기자 2022. 12. 2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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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난민 보트 두 척 도착
다른 배 탄 인원은 사망 추정
난민기구, 각국에 구출 촉구
“식량·물 부족…심각한 상태”
바다에서 한 달 버틴 난민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부 아체주의 라왕에서 27일 한 의료진이 임시거처에 수용된 로힝야 난민들에게 수액을 투여하고 있다. 목선(작은 사진)을 타고 한 달 동안 바다를 표류하다가 아체주의 해변으로 떠내려 온 로힝야 난민 180여명은 심각한 탈수 증세를 겪고 있다. 라왕 | AFP연합뉴스

한 달 동안 보트를 타고 바다를 표류하던 로힝야 난민이 26일 인도네시아에 도착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몇 주간 바다에서 떠돌던 로힝야족 난민 180여명은 이날 인도네시아 최북단 아체 지방의 해변에 상륙했다. 지난 이틀 동안 로힝야 난민을 태운 보트 두 척이 이곳에 도착했다.

로힝야족은 미얀마에서 박해받는 소수민족이다. 로힝야족 망명 신청자들을 태운 목조 어선은 지난달 25일 방글라데시 남부에서 출항했으며 꼬박 한 달을 표류하다 인도네시아에 도착했다.

이 지역의 경찰서장은 아체 지역의 해안 마을인 무아라 티가 지구에 있는 해변에서 어린이를 포함한 185명의 난민이 나무 보트에서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로힝야 난민들은) 몇 주 동안 표류해 탈수와 피로로 매우 약해진 상태”라고 전했다. 도착한 난민들은 한동안 마을회관에서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 23일 로힝야 난민들이 식량과 물이 부족해 심각한 상태에 처해 있다며 각국에 난민을 구출할 것을 촉구했다. 많은 로힝야 난민들이 표류하는 배에서 굶주리다 목숨을 잃었다. UNHCR은 “많은 사람들이 여성과 어린이이며 항해에 적합하지 않은 선박에서 최대 20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말했다.

UNHCR은 다른 배에 타고 있던 난민 180여명은 사망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바바르 발로흐 UNHCR 대변인은 배가 갈라지는 징후가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며 “우리는 로힝야족 난민과 가족, 부모 등 절망적인 사람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이민국 관계자는 난민들이 일시적으로 정부 시설에 배치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얀마의 135개 소수민족 중 하나인 로힝야족은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 주로 거주하는 수니파 무슬림들이다. 유엔은 로힝야족을 세계에서 가장 탄압받는 소수민족 중 하나로 뽑기도 했다. 2017년부터 미얀마 보안군은 수천 채의 로힝야족 소유의 집에서 강간, 살해, 방화를 저질렀다. 이에 많은 로힝야인이 방글라데시 등 인근 국가로 도피했다. 이후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글라데시 남부의 과밀된 수용소에 살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그들은 방글라데시 난민수용소에서 탈출해 로힝야 공동체가 있는 말레이시아에 가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지난 두 달 동안 최소 5척의 배가 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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