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도 ‘이태원 인파’ 정보 보고…‘윗선 수사’ 분수령
[앵커]
이태원 참사가 있기 전 경찰이 위험을 인지했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서울경찰청이 1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걸로 예상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만들었고 김광호 청장은 안전을 위한 별도 대책까지 지시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조치는 없었습니다.
김우준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이태원 참사 보름 전 작성된 서울경찰청 정보분석과의 보고서입니다.
제목에 '핼러윈'을 명기한 이 문건에는, '10만 명 이상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로 억눌렸던 욕구가 크게 분출될 수 있다', '과열 조짐', '부담 가중' 등 상세한 우려의 표현들이 담겼습니다.
대응 조치도 포함됐습니다.
'관할서 대비 태세 강화', '지자체, 소방과의 협조'.
훗날 과실 문제로 수사를 받게 된 경찰, 소방, 구청의 대비를 모두 언급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작성 당일 김광호 서울청장에게 보고됐고, 사흘 뒤 김 청장은 '시민 안전을 위한 촘촘한 사전 대책'을 따로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김광호/서울경찰청장/11월 7일 국회 행정안전위 : "우리 정보분석과에서 저한테 보고했고 대책을 수립하는 게 필요하다는 인식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2주 전의 이 문제 의식은 참사 당일 기동대 배치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위험성을 알고도 조치를 생략했다면, 업무상 과실 요건에 해당합니다.
특별수사본부도 이 보고서가 경찰 '윗선'의 책임을 규명할 자료가 될 거로 보고 있습니다.
특수본 관계자는 김광호 청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어제(26일)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구속됨에 따라, 관할 경찰서와 지자체장의 신병까지는 모두 확보된 상탭니다.
이제 남은 것은 '소방'인데, 특수본은 참사 당일 밤 11시 22분이 되어서야 '인파 끼임'이 풀렸던 사실을 공개하며, 거듭 소방 대처의 부실을 강조했습니다.
응급-비응급 환자 분류도 엉터리로 이뤄져 사망자를 늘린 측면이 있다면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에 대한 구속영장 방침을 밝혔습니다.
특수본은 이번 주까지 용산 관할 기관들에 대한 수사를 일단락한다는 계획인데, 그보다 '윗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직접 조사에 대해선, '검토가 더 필요하다'는 유보적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KBS 뉴스 김우준입니다.
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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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준 기자 (universe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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