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한 번뿐인 인생은 이제 깨졌"다는 '소녀 리버스'
박진경-조욱형 CP와 손수정-조주연 PD가 제작
바다-붐-아이키-펭수는 참가자를 지원하는 '왓쳐'로 발탁
각자 직접 기획한 캐릭터와 세계관으로 실력과 매력 승부
"가상 세계에 출연자 들어가다 보니 캐릭터 자유도 높아"
"현실에서 가능한 가동 범위 이상으로 끼를 보여주더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내년 초 공개 예정인 새 예능 '소녀 리버스'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와 같다. 가상 세계의 '버추얼 아이돌'로 데뷔하기 위해 현직 걸그룹 30인이 모였다. 스스로 정한 이름과 특징, 세계관 등이 고스란히 반영된 캐릭터와 함께. 최종 데뷔조 5인에 들기 위해 이들은 여러 미션을 거치며 노래, 춤, 끼, 매력 등을 뽐낼 예정이다. 단, '소녀X'라는 본체가 아니라 스스로 새롭게 창조한 '소녀V'로서다. 경쟁이 펼쳐지는 곳 역시 가상 세계인 'W'(World, 세계를 의미)다.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소녀 리버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당초 지난달 28일 제작발표회를 열고 첫 편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버추얼 캐릭터 구성 요소와 관련해 일부 크리에이터와 협의를 마치지 못해 전격 취소됐고, 약 한 달이 지난 이날 비로소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저작권 협의는 원만히 마무리했다는 게 제작진 설명이다.
대한민국 최초 버추얼 아이돌 데뷔 서바이벌 '소녀 리버스'는 K팝 걸그룹 멤버 30명이 가상 세계에서 아이돌 데뷔 기회를 차지하고자 경쟁을 펼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실시간으로 참가자들의 몸짓과 표정을 포착해 버추얼 캐릭터를 통해 라이브로 송출하는 VR(가상현실) 기술과 모션 캡처 기술이 들어가 퍼포먼스를 생생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아직 VR을 이용한 예능이 시청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데 흥행에 자신이 있는지, 차별점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질문이 나오자 조욱형 CP는 "저희는 현실 세계에 버추얼 캐릭터가 나오는 게 아니고 가상 세계에 출연자들이 들어가서 하는 거다 보니까 캐릭터의 자유도가 높은 거 같다. 출연자 정체 가리고 가는 게 있어서 출연 캐릭터와 아이돌이 본인이 가진 본모습과 생각을 더 많이 보여줬다. 일반적으로 연출하는 서바이벌보다는 진심과 속마음을 어쩌면 더 잘 느낄 수 있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손수정 PD는 "(여타 프로그램은) 모션을 (미리) 따놓은 다음에 후처리를 많이 한다. 저희는 이 친구들이 브이 하면 브이 하는 대로 웃으면 웃는 대로 표정까지 진짜 실시간으로 한다. (그렇게) 의사소통이 되는 게 굉장히 큰 부분이기 때문에 본인들도 캐릭터로서 쉽게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기획 단계부터 (참가자) 본인의 니즈가 컸다. 아이돌로서 할 수 없고, 막혀 있었던 것들, 해 보고 싶었던 것들에 대한 개개인의 니즈가 많아 프로그램 만들 때 저희도 몰입하게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30인의 참가자가 실력과 매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지원하는 '왓쳐' 역할의 붐은 "일단 크게 놀랐다. 대한민국 기술력이 여기까지 왔구나, 이게 되는구나!"라며 "내가 맡은 역할로 웃음이 나올 수 있을까 고민하고 걱정도 있었는데 첫 녹화 후 다 무너졌다. 캐릭터 각자가 다 들어와서 하니까 호흡도 너무 빠르고 더 재미난 상황도 연출된다"라고 설명했다.
붐은 "그들(참가자)도 내가 원하는 캐릭터를 다 만들어 와서인지 너무나 자유롭고 더 즐거워하는 거 같다"라며 "한 번뿐인 인생은 이제 깨졌다. 한 서너 번 사시는 것 같다, 그분들은. 오히려 여기 계신 소녀들이 상황을 만들어내서 녹화를 요만큼만 하자고 해도 늘어 늘어 가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라고 부연했다. 펭수는 "제가 웬만해서는 지치지 않는데 어쩜 그렇게 말이 많은지, 보통 예능감이 아니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바다는 '소녀 리버스'가 가상 세계에서 모든 것이 진행된다는 특징을 장점으로 꼽았다. 바다는 "제 주름에 대한 걱정이라든가 의상에 대한 걱정도 없다. 완벽한 제 캐릭터로 나가니까 아침에 분주하게 스타일리스트가 제 옷 챙겨줄 필요가 없고, 샵에 가지 않아도 되는, 연예인으로서의 엄청난 장점을 느꼈다. 외모적으로 너무 완벽한 자신감을 가지다 보니 노래만 잘 부르면 다음 날 완벽한 무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예비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공개된 미션은 '1:1 데스매치'다. 1:1로 붙어서 무조건 한 명은 떨어진다는 것이다. 심사 기준에 관해 손 PD는 "버추얼 아바타라는 측면에서 접근했을 때 아이돌이 가져야 할 노래와 춤에만 집중하지 않길 바랐다. 개인적인 매력도나 가상 세계에서 캐릭터를 운용해 얼마나 본인 매력을 뽐내는지가 우선 심사 대상이었다"라고 부연했다.
'왓쳐'들은 개성 넘치는 참가자들의 캐릭터를 극찬했다. 아이키는 "독특한 소녀V 캐릭터가 굉장히 많았다"라며 "한 명 한 명 다 매력적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저희가 현실에서 가능한 가동 범위 이상으로 (참가자들이) 끼를 보여주더라. 아, 이것이 월드구나, W구나 싶어서 하나의 가능성을 더 보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바다는 "한 명 한 명 캐릭터를 여러분에게 정말 자랑하고 싶다"라고 공언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도화, 로즈, 화의자, 바림 4인의 버추얼 캐릭터가 화상 연결로 함께했다. 출연 계기를 묻자, 도화는 "만화 세계에서 여행하던 친구들과 이별하게 돼서 또 한 번 즐거운 모험을 함께할 친구들을 찾으러 이 세계에 왔다"라고 말했다. 숲속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다는 로즈는 "더 많은 분들에게 에너지를 주고 싶어서" 참가하게 됐다고 전했다.
각각의 캐릭터가 누구인지 알아맞히는 것은 '소녀 리버스'의 핵심 관전 요소이기도 하다. 조주연 PD는 "30명 소녀들을 한자리에 모으기가 쉽지 않아서 개인 공간 부스를 마련했다. 자기 자신밖에 들어가지 못한다. 입장, 퇴장 동선을 아예 다 따로 만들어서, 30명 중 한 명이 들어와야 (그다음) 다른 사람이 들어오는 선입선출 방식을 썼다. 녹음이나 다른 스케줄 있을 때도 절대 동선 겹치지 않도록 모든 소녀가 개인 동선으로 촬영에 임했다. 다른 스케줄에서도 각기 다른 공간으로 만들어 인터뷰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데뷔 이후의 일정에 관해 손 PD는 "저희가 신곡 준비하고 있다. 신곡은 엄청 유명한 작곡가분들에게 부탁드렸는데, 현재까지 굉장히 괜찮은 곡이 하나 나와서 그거로 활동하게 될 것이고 향후 스케줄은 차차 설명드리려고 한다"라고 답했다.
박진경 CP는 "자기들이 디자인하고 참여한 캐릭터다 보니까 자기 이야기가 담겨있을 수밖에 없다"라며 "사실 각자 걸그룹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분들을 모시는 거라 올스타전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다들 절실하게 자기 꿈을 향해, 데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본인도) 더 진심으로 임하게 됐다고 하는 캐릭터도 있다. 영화 같은 울림이 상당 부분 있다"라고 시청을 부탁했다.
"방송 보시면 이곳에서 본인이 찾아야 할 자기 모습을, 더 자유로운 공간에서 찾아 나가는 순간을 저희도 보게 돼요. 여성 아이돌로 데뷔하면서 뭔가 어쩔 수 없는, 사회의 보이지 않는… 여성 아이돌이기 때문에 힘들고 불리한 부분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멤버들 안에서 많은 경쟁이 있고 스트레스받고, 현실에서 아이돌 하면서 겪는 여러 가지 힘든 시간이 있었을 텐데, 아이돌 후배들이 더 자유롭고 본인들의 음악적인 깊이에 대해서도 훨씬 더 자유롭게 보여주는 방송입니다. ('소녀 리버스'가) 예능일 수도 있지만 훨씬 더 음악적인 방송일 거라고 봐요.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여성 아이돌 모두 응원 많이 해 주세요." (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새 예능 '소녀 리버스'는 2023년 1월 2일 밤 9시 카카오페이지와 유튜브 등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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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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