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태풍 힌남노가 휩쓴 포항…지금도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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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지난 추석을 앞두고 들이닥친 태풍 힌남노의 여파로 포항에서는 10명이 목숨을 잃었고, 주택 1만여 채가 침수됐습니다.
아파트 허가를 위해 용산천 물길을 변경한 포항시와 시행사, 시공사를 상대로 용산2리 주민들이 12월 14일 손해배상 공동소송을 냈습니다.
냉천 범람으로 포항철강공단은 순식간에 물속에 잠겼고, 거대한 포항제철소까지 침수됐습니다.
포항이 산업위기 선제 대응 지역으로 지정돼 당장 급한 피해 복구비는 돈을 빌려서 마련할 수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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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추석을 앞두고 들이닥친 태풍 힌남노의 여파로 포항에서는 10명이 목숨을 잃었고, 주택 1만여 채가 침수됐습니다.
지자체의 재난 대응 부실 논란으로 경찰 수사가 이뤄졌고, 한 마을이 공동 소송까지 나섰습니다.
아직까지 집으로 못 돌아가거나 삶의 터전을 복구하지 못한 주민들은 한숨만 쉬고 있습니다.
배현정, 이규설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태풍 힌남노가 지난 9월 5일 밤부터 6일 오전까지 포항을 휩쓸었습니다.
시간당 100mm가 넘는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주민 4,700여 명이 대피했고, 주택과 상가 등 11,000여 곳이 침수돼 2,000억 원이 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최숙이 포항시 장기면(9월 9일)▶
"(수돗물이) 한 방울도 안 나옵니다. 벌써 며칠째 안 나오는데… 전기 안 들어오지, 물 없지. 만고 고생이다. 만고 고생이다"
태풍은 포항에서 무려 10명의 인명 피해를 남겼습니다.
그중 8명이 숨진 지하 주차장 참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경찰 합동수사본부가 꾸려졌습니다.
유가족들은 포항시의 과도한 하천 정비 사업으로 발생한 '인재'라며, 진상규명을 촉구했습니다.
◀홍경진 지하 주차장 사고 희생자 유족(9월 29일)▶
"(형이) 왜 죽었는지, 책임자 문책이라도 하려고 나왔습니다. 합당한 대책을 강구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소송도 이어졌습니다.
아파트 허가를 위해 용산천 물길을 변경한 포항시와 시행사, 시공사를 상대로 용산2리 주민들이 12월 14일 손해배상 공동소송을 냈습니다.
◀이규진 포항시 오천읍 용산2리▶
"아이파크 조성 부지를 가로지르는 마을 하천이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그 이유는 포항시가 아파트 부지 조성을 위해…"
태풍 피해 하루만인 9월 7일 포항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습니다.
막대한 복구비가 투입돼 도심과 외곽지 건물, 도로 제방 등은 대부분 복구가 끝났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주민에게 태풍 피해 극복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넉 달이 다 되도록 여전히 태풍 트라우마를 겪으며 고통 속에 생활하고 있습니다.
◀김종철 포항시 오천읍▶
"특히 같은 동에 사시는 분 보면 술 드시면 지하에 가서 막 울고, 그런 거 보면 마음이 엄청 아프죠."
삶터를 힌남노 이전으로 원상 복구하기엔 힘에 부친다고 말합니다.
◀지명애 태풍 피해 마트업주▶
"이런 건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것도 너무 트라우마가 생기고 지금도 제가 몸이 너무 아파요.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고 막 진짜 떨리고… 비만 오면 겁나고"
"태풍 힌남노는 산업계에도 천문학적인 피해를 안겼습니다.
철강 공단이 어떻게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계속해서 이규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년 가운데 하루를 지울 수 있다면, 포항 사람들은 주저 없이 2022년 9월 6일을 선택할 겁니다.
냉천 범람으로 포항철강공단은 순식간에 물속에 잠겼고, 거대한 포항제철소까지 침수됐습니다.
◀원형일 전 금속노조 포스코 지회장(9월 6일)▶
"완전히 침수됐어요. 유압 설비나 이런 것들이 모두 지하에 있거든요, 지하에 물이 다 차고…"
결국 쇳물 생산 49년 만에 포항제철소가 멈췄습니다.
생산 차질만 2조 400억 원.
세계 철강사에 기록될 만한 대사건이었습니다.
물바다가 된 포항 철강 산단에서도 1조 원이 넘는 피해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하지만 위기가 닥치자 시민들은 강해졌습니다.
복구에 최소 1년은 걸릴 거라는 말이 돌았던 포항제철소 제2열연공장은 침수 100일 만인 지난 15일 재가동됐고,
◀정경모 주임 포스코 포항제철소▶
"맡은 바 업무에 충실했고, 선후배가 믿고 의지하며 만들어 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400여 철강 공단 침수 피해업체들도 대부분 복구 작업을 마쳤습니다.
포항이 산업위기 선제 대응 지역으로 지정돼 당장 급한 피해 복구비는 돈을 빌려서 마련할 수 있게 됐습니다.
◀손정호 포항시 일자리경제국장▶
"1,100억 규모가 되는데 1.9% 저리융자를 받을 수 있으니까 기업들 입장에서는 당장 급한 자금난을 해소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고"
하지만 '생산 차질'과 '영업손실'이라는 치명상을 입은 피해 기업들이 건강을 회복하려면 더 많은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재발 방지 대책 마련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범람으로 철강 공단 침수의 원인이 된 냉천은 2023년 초 대대적인 정비에 들어갑니다.
경상북도와 포항시는 770억 원을 투입해 물 흐름을 방해한 냉천교와 인덕교의 상판을 더 높이고 교각 간격은 넓힐 계획입니다.
하천 둔치의 운동기구 등은 제거해 통수량을 늘립니다.
◀권종협 경상북도 건설도시국 사무관▶
"2023년 4월에 공사 발주해서 25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2023년 우기 전에 위험한 부분은 우선 시공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자체적으로 차수벽을 추가로 설치해 생산 설비 보호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산업 피해는 심각했고 절망적인 상황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힘을 모았고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련은 언제나 다시 찾아올 수 있고, 우리는 그에 대비해야 합니다.
mbc 뉴스 이규설입니다. (영상취재 최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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