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장관, 85분 지각 지적에 “골든타임 지난 시간이었다”
늑장 도착 질타하는 야당에
“상황 파악하고 방안 생각…
그사이에 놀고 있었겠나”
대통령실 방어 급급한 여당
신현영 논란 물고 늘어지자
유족들 “실망” 한때 정회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일 첫 보고를 받은 뒤 85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한 데 대한 지적을 받고 “이미 골든타임이 지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재난 및 안전 관리 주무부처 장관의 답변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장관은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1차 기관보고에 나와 “장관은 현장이나 상황실로 바로 움직였어야 되는데 85분 걸렸다”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경기 일산에 사는 운전기사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으로 올 때까지 기다렸다고 했다. 윤 의원이 “기사가 올 때까지 기다렸나”라고 묻자, 이 장관은 “상황을 파악하고 여러 대체 방안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했다.
윤 의원은 “통상적이라면 택시라도 타고 지시를 내리면서 간다. 그 시간 동안 참사 현장에서는 많은 국민들이 죽어가고 있었다”고 질타했다. 그러자 이 장관은 “이미 골든타임이 지난 시간이었다”며 “제가 그사이에 놀고 있었겠나. 여기저기 전화하면서 상황을 다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오영환 민주당 의원이 재차 골든타임 발언을 지적하자 “제가 골든타임을 판단할 능력이나 자격이 없는데 성급한 발언이었던 것 같다”며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야3당은 재난 및 안전 컨트롤타워는 대통령실 및 국가안보실이라고 추궁하며 참사 당시 재난 대응 컨트롤타워가 경찰, 소방 등 관계기관을 총괄적으로 지휘하는 역할을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한오섭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장과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이 장관이 재난 컨트롤타워가 어디인지를 놓고 혼선을 빚은 점을 문제 삼았다.
한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재난 및 안전에 관한 컨트롤타워는 대통령’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반면 김 실장은 지난달 9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컨트롤타워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도 “행안부 장관이 총괄·조정을 한다”고 답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재난·안전 관리 책임자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 자체가 재난 대응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은 책임 소재가 대통령실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려고 총력전을 폈다.
조은희 의원은 “용산 대통령실 프로세스는 어떤 정부의 프로세스보다 빨랐다”고 했고, 박형수 의원도 “기관마다 대응이 늦었다고 해서 국정상황실 또는 대통령 대응이 부적절했다고 얘기하는 것은 좀 과한 이야기”라고 했다.
여당은 신현영 민주당 의원의 ‘닥터카 탑승 논란’을 집중 공격했다. 국조특위 국민의힘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신 의원 출신 병원인 명지병원과 야권이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도, 조국(전 법무부 장관)의 딸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 아들도 거기 입원했다. 문재인 정권 때 200억원이 넘는 수익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참관하던 고 이지한씨 어머니 조미은씨는 참다못해 “신현영 하나 물고 늘어지는 국정조사가 의미 있나. 여당 의원들 태도에 불만스럽다”고 외쳐 회의가 한 차례 중단됐다. 이종철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회장은 정회 후 “이건 국정조사가 아니고 국민의힘을 위한 조사”라며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들 원한을 밝혀달라고 했는데, 오히려 국민의힘 자신들이, 정부 고위공직자들을 다 대변해주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탁지영·조문희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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