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간 30% 상승→2주간 10% 하락…美 반도체, 사도 될까[오미주]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지난 10월 중순 바닥을 치고 급반등했던 반도체주가 이달 중순 이후 급락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 23일 2535.5로 마감했디. 이는 약 2주일 전인 지난 13일 2821.5에 비해 10.1% 내려간 것이다. 하지만 지난 10월14일 2162.3에 비해서는 17.2% 오른 것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 10월14일 저점부터 12월13일 고점까지 30.5% 급등했다가 지난 23일까지 10.1% 떨어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올들어 지난 23일까지 총 34% 하락했다.
반도체주가 바닥을 치고 급등한 뒤 다시 주춤한 가운데 월가 전문가들은 반도체가 장기적인 기술 추세에 핵심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지난 15일 보고서에서 반도체업종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하강을 경험하고 있다"면서도 미래는 "유망해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신재생 에너지 개발과 탄소 중립을 위한 각국 정부의 재정 지출이 반도체산업의 향후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약 3조7500억달러에 달하는 금액이 글로벌 그린에너지 관련 투자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 정도 규모의 글로벌 수요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과거 20년간 반도체산업에서 경험했던 것 이상의 성장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도 반도체 수요를 부양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간도 지난 9일 보고서에서 "올 하반기와 내년 경기순환적 하강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업종이 수년간에 걸쳐 쌓아온 초과 수익 흐름은 깨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추세는 2023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기 사이클이 내려가 일시적으로 주가 부진을 경험한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시장 대비 초과 수익 흐름은 유지될 것이란 의견이다.
JP모간은 또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통신, 기업,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는 내년에도 "건설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아날로그 디바이스와 마벨 테크놀로지, 글로벌파운드리,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등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키뱅크 캐피탈마켓은 반도체산업의 경기 하강이 주가에 대부분 반영됐다며 AMD와 엔비디아, 퀄컴 등을 추천했다.
반면 지난 21일 공개된 D램 제조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이 부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도체 종류에 따라서는 업황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이크론은 9~11월 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으며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을 10%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에버코어 ISI는 좋은 소식은 지난 11월에 출하량이 바닥을 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의미 있는 회복 시기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소파이의 투자전략팀장인 리즈 영도 지난 26일 CNBC와 인터뷰에서 "경기민감주를 살 수는 없다"며 "나는 경기 사이클이 재설정될 때까지 반도체주를 경기민감주로 분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기 사이클은 아직 재설정되지 않았다"고 말해 내년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업황이 하락하고 있는 반도체주 투자는 권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반도체주는 조금 더 기다릴 것"이라며 "또 한 차례의 시장 하락이 있다면 그 때 매수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를 오랫동안 보유해온 레퀴짓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경영 파트너인 브라이언 토킹튼은 지난 23일 CNBC에 반도체주에 선택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자동차용 반도체처럼 "장기적으로 순풍을 탈 수 있는 개별 반도체주"를 고르라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대만 반도체회사인 TSMC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갼도 나왔다. TSMC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 3분기에 지분 1.2% 사들여 화제가 된 회사다.
도이치뱅크의 애널리스트인 매리언 라부르는 "탈세계화가 진행되면서 2023년에 반도체산업 내에는 2개의 생태계가 발전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하나는 미국 중심의 생태계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 중심의 생태계"라고 밝혔다.
지난 13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이 최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한 이후 1조위안(143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반도체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도이치뱅크는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주요 거점인 대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TSMC는 전세계 반도체의 54%를 생산하고 있으며 최첨단 반도체는 90%를 공급하고 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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