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드론부대 설치 앞당긴다… 북한 무인기 '맞불'(종합2보)

박응진 기자 2022. 12. 27.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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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최첨단으로 드론 '스텔스'화… 감시·정찰력 강화"
합참 "기존 드론봇 전투단과 다른 차원… 全영역 작전 수행"
소총 드론과 K808차륜형장갑차, 전투원들의 유·무인 복합전투 시연. (육군 제공) 2021.11.26/뉴스1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정부가 우리 군의 '드론(무인기)부대' 창설을 앞당겨 북한 내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정찰하는 역량을 높이기로 했다. 북한 무인기가 26일 우리 영공을 침범한 데 따른 대응조치의 일환이다.

27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 무인기 5대는 전날 오전과 오후에 걸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경기도 김포·파주와 서울 북부, 인천 강화 상공 등을 비행했다. 이 가운데 오전에 남하한 무인기 1대는 서울 은평구 일대 상공까지 진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관련 매뉴얼에 따라 경고방송·사격에 이어 전투기·헬기 등 20여대의 공중 전력을 출격시키는 등 총 5시간여에 걸쳐 대응작전을 폈지만, 무인기 5대를 모두 놓치고 격추에도 실패했다.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북한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정찰할 드론부대 창설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어제 그 사건(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을 계기로 부대 설치를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지난 2018년 10월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지상정보단 예하에 '드론봇 부대'를 창설해 운용 중이다. 육군은 드론을 활용한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027년까지 기동·신속대응사단 등 주요부대, 그리고 2030년까진 전 제대에서 전력화를 마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드론부대 조기 설치' 의사를 밝힌 만큼 그 시기가 앞당겨지고 규모 또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기존 드론봇 부대에 첨단기술과 함께 '공세적'인 성격을 더한 새 부대로 재탄생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와 관련 합동참모본부도 이날 윤 대통령이 언급한 드론부대에 대해 "기존 드론봇 전투단과는 차원이 다른 전략·작전적 수준에서 과학기술 발전 추세, 전쟁 양상 등을 반영해 창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0년 6월 9일 충남 서산시 공군20전투비행단에서 열린 '지능형 스마트 부대' 구축체계 시연행사에서 재밍(Jamming)으로 추락한 적 침투용 드론이 화생방 물질을 내뿜고 있다. 2020.6.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합참은 또 △작전운영 개념 △지휘구조 △편성 △전력 등을 종합적으로 계획해 추진함으로써 새 드론부대는 "육군 지작사 차원을 넘어 모든 영역의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드론은 산악 지형이 많은 한반도 특성상 그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무기체계 가운데 하나다. 특히 북한 지역은 도로망이 낙후돼 있고 산악뿐만 아니라 하천 지대가 많기 때문에 우리 군의 정찰·감시뿐만 아니라 유사시 군수 지원, 병력 수송 등의 임무 수행에도 드론 활용도가 상당히 높을 것이란 게 군 당국의 평가다.

이와 관련 강신철 합참 작전본부장(육군 중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다양한 능력의 드론부대를 조기에 창설해 적의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정찰하고, 물리적·비물리적 타격자산과 스텔스 무인기 등도 확보할 것"이라며 "이를 통합 운용함으로써 작전능력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최첨단으로 드론을 스텔스화해 감시·정찰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군 당국은 이미 △소총 조준사격 △정찰·타격 복합형 △자폭형 등 공격용 드론 도입도 추진 중인 상황이다.

'자폭형 드론'은 전투원이 배낭에 넣어 적진에 은밀히 침투한 뒤 적 인원·장비를 근거리에서 신속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도록 만든 무기체계다. 방위사업청은 현재 자폭형 드론을 국외 구매 방식으로 확보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며 현재 전력화평가(IOC)를 진행하고 있다.

또 '소총 조준사격 드론'은 문자 그대로 소총과 정밀 조준용 고배율 줌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으로서 자동으로 표적을 추적·조준해 사격을 가할 수 있다. 소총 조준사격 드론엔 소총 발사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반동 흡수장치 등도 탑재된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2022.12.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은 기존 박격포로 타격하기 어려운 이동 표적이나 산비탈에 숨어있는 표적을 영상 추적방식으로 유도해 조준 타격할 수 있는 드론을 말한다.

이밖에 현재 국내 대학과 방위산업체에서 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조종 낙하산형' 드론 등도 향후 드론부대에서 운용될 가능성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진입을 막기 위한 전자전 장비 이른바 '한국형 재머(jammer)'의 개발 연구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 본부장은 "전파 차단, 레이저 등 비물리적으로 적 무인기를 타격할 수 있는 필수 자산도 신속히 획득할 것"이라며 "기존에 추진해온 장비 전력화 시기도 최대한 단축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군 당국은 앞으로 군의 북한 무인기 대응 전력 예산을 추가 확보하고, 기존 드론 운용 전력에 대한 훈련도 강화할 전망이다.

방위사업청은 당초 내년(2023년) 정부 예산안에서 '해안정찰용 무인항공기' 예산을 304억2200만원, '근거리 정찰드론' 예산을 141억1000만원 편성했으나, 국회 심의 과정에서 각각 120억원과 140억여원 삭감됐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새해엔 국회를 다시 설득해 이런 예산을 증액함으로써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전력을 확충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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