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갈 생각하면 겁날 정도”…밥상물가 연초부터 또 오른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한 탓…냉동식품 수요 늘어
40대 직장인 A씨는 한 번 장을 볼 때 비용이 어느 정도 드냐는 질문에 “요즘엔 20만원도 우스워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식자재 물가가 많이 오른데다 좀처럼 안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장보기가 부담스러워졌다는 것이다.
코로나19발 물류난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먹거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운데 내년에도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환율과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때문에 기업들이 식품 가격 인상을 대거 예고한 상황이다.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만두와 치즈, 콜라, 커피 등 가공식품류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된다.
해태제과식품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고향만두’ 제품(415g)의 가격을 4800원에서 5300원으로 10.4% 인상한다. 지난 3월 한 차례 가격을 인상한 데 이은 것이다. 동원F&B도 내달 1일부터 치즈 제품 50여종의 가격을 평균 10% 내외 인상하기로 했다.
‘펩시콜라’와 ‘펩시콜라 제로’를 유통하는 롯데칠성음료는 355㎖ 캔의 가격을 1700원에서 1900원으로 11.8% 상향 조정한다. 매일유업도 ‘바리스타룰스’ 등 14종 제품의 가격을 10.0~12.5% 올린다.
앞서 정부는 지난 9월 CJ제일제당과 대상, 오뚜기, 삼양식품, 동서식품, 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식품업체 임원을 대상으로 가격 인상 자제를 당부한 바 있다.
정부의 요청에도 기업들이 소비자물가 인상에 나선 건 글로벌 강(强)달러 현상과 인플레이션 등이 지속하고 있어서다. 구체적인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지만, 식품업계에서는 각종 원부자재 수입 비용이 크게 늘었다는 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도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이 커질까 가격 인상이 쉽지 않다. 인상 여부와 인상 폭 모두 고심해야 한다”며 “자체 비용으로 충당하기에는 출혈이 너무 커 결국 여력이 안 되는 기업들부터 가격 인상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밥상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도 자구책 마련에 속속 나서고 있다. 외식 대신 집밥을 선호하는 추세가 짙어지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보관이 쉬운 냉동식품이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홈플러스가 이달 1~19일 온라인 매출을 분석한 결과, 돈가스·탕수육·떡갈비 등 냉동식품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88% 상승했다. 냉동밥과 국·탕, 피자 등 냉동간편식 품목도 87% 신장했다.
홈플러스는 ‘무지출 챌린지’, ‘냉장고 파먹기’ 등 짠물 소비 트렌드가 확대되면서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식품류를 찾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생활 물가 상승과 집밥 트렌드 지속으로 냉동 품목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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