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로봇부터 IoT까지...해양 쓰레기 ‘제로 작전’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276)
얼마 전 한 방송에서 해양 쓰레기로 이뤄진 태평양 쓰레기 섬의 폐기물 발원지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비율(10%)이 일본(34%)과 중국(32%)에 이어 세번째에 달한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쓰레기의 80% 이상은 그물과 부표 등 어업 폐기물이었는데요. 이렇게 만들어진 태평양 쓰레기 섬은 약 160만㎢ 규모로, 남한 면적의 16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해양 쓰레기는 해양 생물과 바다 생태계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이 피해는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그대로 돌아옵니다. 해양 쓰레기의 심각성을 인식한 유럽연합(EU)은 지난해 7월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금지한 지침을 발효했고, 지난 3월에 열린 유엔 환경총회는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협약’ 마련을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우리 정부도 오는 2030년까지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의 발생량을 60% 저감하고, 2050년까지 ‘제로화’를 달성할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해양 폐기물을 바다에서 수거하는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는 해양 폐기물을 수거하는 ‘스마트’ 기술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오션 클린업(Ocean Cleanup)은 해양 오염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 정화활동을 펼치고 있는 비영리 국제 환경단체입니다.
한번에 플라스틱 쓰레기 10t을 끌어올려 단일 수거 최고 기록을 세운 이 방법을 이용해 오는 2040년까지 태평양 쓰레기 섬의 90%를 없애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1주일에 1번 수거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배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종류별로 분류하고, 육지에서는 이를 재활용합니다.
네덜란드 해양기술 회사 랜마린은 고래상어를 모델로 해양 쓰레기를 청소하는 로봇 ‘웨이스트 샤크’(Waste Shark·사진)를 개발했습니다.
웨이스트 샤크(사진)는 탑재된 센서를 통해 염분과 화학적 조성, pH 균형, 온도 등의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자율주행 기능을 통해 효과적으로 쓰레기를 수거합니다.
이렇게 수거한 쓰레기는 제휴를 맺은 업체를 통해 재활용이나 업사이클링을 할 수 있습니다.
최근 국내 대학 연구팀은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이용해 바다에 버려진 그물을 찾는 ‘어구 자동식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 어구 이용량은 연간 13만1000t으로, 이 중 23.5%인 4만4000t이 바다에 버려져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자동식별 모니터링 시스템은 일종의 어구 실명제로, 유실 대비 및 폐어구 관리도 할 수 있어 해양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해양 폐기물을 바다에서 수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거 후 재활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화솔루션의 자회사인 한화컴파운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S22’와 ‘갤럭시 탭 S8’, ‘갤럭시 북2 프로’ 시리즈에 폐어망을 재활용한 친환경 소재 폴리아미드(PA)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한화컴파운드와 삼성전자는 해양에서 수집한 폐어망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배합기술을 적용해 작은 알갱이 형태의 펠릿(Pellet) 양산에 성공했는데요. 이를 가공해 전자기기의 부품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죠.
국제인증기관인 UL 인증을 획득해 전자기기에 쓸 수 있는 내구성과 친환경성을 입증했습니다.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더는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바다 오염을 끝내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쓰레기를 잘 분리 배출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해양 쓰레기 ‘제로’가 되는 그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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