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부대·스텔스무인기·드론재머 등…北무인기 격추전력 강화(종합)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북한 무인기(드론)가 서울 상공까지 침투했으나 격추에 실패해 대국민 사과까지 한 군이 무인기 대응 전력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무인기 관련 부대 수준을 뛰어넘어 전략적 차원의 부대를 만들고, 무인기를 무력화하거나 격추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해 이를 공세적으로 운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합동참모본부 강신철 작전본부장(육군 중장)은 27일 '입장'을 통해 "다양한 능력의 '드론부대'를 조기에 창설해 적의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정찰하겠다"고 밝혔다.
강 본부장은 "물리적·비물리적 타격자산, 스텔스 무인기 등을 확보하며 이를 통합 운용함으로써 정찰 등 작전 능력을 강화하겠다"며 "비물리적으로 전파차단, 레이저 등 적 무인기를 타격할 수 있는 필수 자산을 신속히 획득하고 기존 전력화 추진 중인 장비의 시기도 최대한 단축하겠다"고 말했다.
합참은 드론부대를 "기존의 '드론봇 전투단'과는 차원이 다른 전략적·작전적 수준에서 과학기술의 발전 추세, 전쟁 양상 등을 반영해 창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작전운영 개념, 지휘 구조, 편성, 전력 등을 종합적으로 계획해 추진할 것"이라며 "드론 부대는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차원을 넘어 모든 영역의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은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예하에 2018년 9월 지상정보단을 창설하면서 이 부대에 드론봇 전투단, 운영분석대대, 대정보대대 등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드론과 로봇의 합성어를 이름에 넣은 드론봇 전투단은 미래전 수행을 위한 정찰드론, 무장드론, 전자전드론, 정찰 및 다목적 로봇 등을 운영한다.
정찰·감시뿐 아니라 드론봇 전투체계 실험과 같이 드론을 전투에 접목하기 위한 방안을 선행 연구하는 성격도 있는 부대다. 2021년 나온 새 군가 '육군, 우리 육군'에 '드론봇'이라는 가사가 들어갈 정도로 육군에서 육성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다.
합참은 한국군의 대표적 드론 부대이지만 현재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드론봇 전투단을 단순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 하나의 사령부보다 포괄적인 전 영역 작전 부대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제57회 정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 정찰할 드론부대 창설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어제 사건을 계기로 드론부대 설치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며 "최첨단 드론을 스텔스화해서 감시 정찰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군용 무인기 도발에 대한 내년도 대응 전력 예산이 국회에서 50%나 삭감됐다"며 관련 예산과 전력 확충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들은 드론봇 전투단이 새로 생길 드론부대의 모태가 되기에 최적이라고 평가한다.
합참 관계자는 "부대의 능력을 더 보강하고 공세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부분까지 해서 첨단 기술을 확보한 부대로 만들겠다"며 "(드론봇 전투단을) 확대하는 데 더해 거의 새로운 부대로 창설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편 시점이나 부대 편제 등은 논의가 더 필요하지만, 더 공세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부분은 감시·정찰뿐 아니라 드론을 이용한 공격 기능까지 가미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근 일본에 배치된 미군의 최강 무인기 MQ-9 '리퍼'처럼 적진 정밀 타격이 가능한 무인기 개발이나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는 대목이다.
무인기 전력뿐 아니라 우리 영공을 침범한 무인기를 타격·격추할 수 있는 효과적 수단을 확보하는 일 역시 급하다.
군은 지난 26일 북한 무인기 5대를 추적하면서 코브라 공격헬기의 20㎜ 기관포로 한 차례 100여 발 사격을 가했을 뿐 격추에는 이르지 못했다.
북한으로 돌아가는 무인기를 KA-1 경공격기로 추격하면서 사격할 기회가 없지는 않았으나 민간 피해를 우려해 결국 사격하지 않았다고도 한다.
이에 부수적 피해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 무인기를 공격할 수 있는 비물리적 수단, 즉 '소프트킬' 방식의 무기체계의 신속한 도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방위사업청은 소프트킬 방식의 전파 방해 장비인 '재머'를 2026년 1월까지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 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
재머는 국지방공레이더 등이 탐지한 무인기의 항적을 전달받고 무인기를 향해 방해 전파를 발사함으로써 무인기를 경로에서 이탈시키거나 추락을 유도한다.
주한미군은 이미 군산기지 제8전투비행단이 소형 무인기를 탐지·식별하는 이동식 레이더(X-MADIS), 이 레이더와 연동해 드론에 방해 전파를 쏠 수 있는 소총 형태의 '드론 버스터'를 운용하고 있다.
스텔스 무인기는 방사청이 개발 추진을 올해 3월 공개한 바 있다. 기체, 엔진, 탑재 장비 등 전 분야에 걸쳐 독자적 기술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강 본부장은 "군은 과거에는 적 무인기를 탐지·식별조차 못 했으나 이번에는 탐지·추적했다. 다만 육안 식별된 무인기를 적시에 격추 사격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며 "어떠한 적의 도발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태세를 완비하겠다"고 말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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