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공기청정기’ 산림으로 탄소흡수원 확대…기후위기 대응 동참
산림의 가치를 높이는 임업진흥원
산림탄소상쇄·배출권거래 제도 등
기업 활동에서 탄소 배출 감축 유도
사유림 활용·도심 생태 복원으로
이미 발생된 탄소 포집 활동 앞장
식목부터 산림 관리 효율화까지
지속가능한 ‘산림경영’ 실천으로
탄소중립 국가 목표 실현에 기여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을 더 이상 늦출 수는 없다. 이제는 행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이러한 요구에 맞춰 우리나라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할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도 유엔에 제출(2021)하는 등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며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에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 경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RE100 선언, ESG 투자 확산 등 글로벌 기업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고, 이 움직임 속에 산림이 주목받고 있다. 산림은 대기 중의 탄소를 흡수하고 재생 가능한 자원을 제공하는 등 기후위기 해결의 중요한 수단이다.
지난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나온 산림 및 토지이용에 관한 글래스고 정상선언, 올해 제27차의 산림과 기후 지도자 파트너십도 이러한 맥락에서 합의됐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의 환경 경영이 중요해지고 있는 시기에 한국임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제도(산림탄소상쇄제도·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산림인증 등)와 함께 산림을 활용한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기업을 소개한다.
이브자리는 산림청이 시행하는 산림탄소상쇄제도 등록 1호 기업이다. 1987년 산림경영 전담회사인 이브랜드를 설립하고 이후 매년 전 임직원이 식목행사를 진행해 경기 양평군에 6만1000여평의 기업림을 조성했다. 2014년부터는 서울시와 8년에 걸쳐 산림탄소상쇄숲을 조성했다. 이를 통해 2049년까지 약 5000t의 탄소를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616t의 탄소크레디트를 인증받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300t 기증, 자사 온라인몰 운송 시 발생한 탄소 상쇄에 100t, 한국임업진흥원 주최 우리 숲 더하기 캠페인 100t 기증 등 총 500t에 이르는 탄소중립 활동에 참여한 바 있다. 이브자리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탄소흡수원 증진을 통해 확보한 자발적 탄소크레디트를 활용하고 탄소배출을 저감하며 자체 탄소중립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경기 양평군과 강원 속초·고성군 일대 800㏊ 대규모 임야를 활용해 한화 100년의숲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숲 경영 활동의 일환으로 1000평 규모의 양묘장 조성, 잡목림 관리를 통한 건강한 숲으로 관리, 임도시설에 직접 투자 등 직접적인 산림경영을 추진 중이다. 또 양평군 대상지는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에 등록했으며 속초시 및 고성군에 위치한 2019년 산불피해지 43㏊를 대상으로 추가 등록을 추진 중이다. 외부사업 등록이 완료되면 30년간 약 1만t의 탄소크레디트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앞으로도 산림을 통한 상쇄·감축 활동을 확대하여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SK임업은 지속 가능한 산림관리와 함께 자발적 탄소시장에도 뛰어들었다. 2017년부터 보유한 모든 임야를 산림청 산림탄소상쇄제도에 등록해 자발적으로 탄소크레디트를 확보하는 근간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앞으로 30년간 매년 3만7000t의 크레디트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SK임업은 국내 공·사유림 대상으로 탄소중립 산림협력사업을 운영해 산주의 탄소크레디트 인증을 돕고 있다. 지난달 체결한 울주군 선도산림경영단지 협력사업을 시작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며 산주는 산림경영 전문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받음과 동시에 산림관리를 통한 탄소크레디트도 확보하게 돼 거래를 통한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방치된 사유림의 산림경영률을 높임과 동시에 지속 가능한 탄소흡수원 조성 및 NDC 달성에도 기여한다. 이러한 민·관·개인 협력사업 확대를 통해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자발적 탄소시장의 진입이 쉬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소니코리아의 이산화탄소 절감 노력은 에너지 사용량의 측정에서부터 시작된다. 소니코리아는 1999년부터 전기 사용량, 항공편 마일리지, 차량 유류 사용량 등의 항목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며 에너지 사용량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2008년부터는 탄소중립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0%, 2011년부터는 40%를, 2012년부터는 50%를 상쇄했다. 2018년부터는 자체 탄소 상쇄 노력과 함께 산림청 산림탄소상쇄제도의 크레디트를 활용함으로써 소니코리아 비즈니스 활동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100%를 모두 상쇄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K-RE100에 참여해 사용하는 전기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주)는 2015년부터 서울시와 함께 금호타이어 탄소상쇄 숲 조성을 기점으로 산림청 산림탄소상쇄제도에 등록했으며 산림 조성을 통해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도심생태계 복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소셜벤처인 트리플래닛과 함께 연 1회 서울시 소재의 초등학교에 금호타이어 교실숲을 조성하고 있고, 산불피해지역 복원을 위해 강원도 산림생태기능숲 조성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기후위기의 원인 및 심각성에 대해 스스로 학습하고 해결을 위한 실천 을 기획하는 어린이 기후환경교육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건설로 훼손된 생태환경을 복원하기 위해 산림분야에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50년까지 한국도로공사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65%를 탄소중립숲을 통해 흡수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고속도로 내 탄소중립숲을 꾸준히 조성해 오고 있다. 또 탄소중립숲의 경제, 환경, 사회·문화적 가치가 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상쇄제도)에도 2015년부터 참여하여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을 실천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수목부산물을 재생에너지 생산업체에 무상으로 제공하여 목재팰릿 생산에 기여하고 있다.
동남리얼라이즈(대표 현지원)는 목재를 이용해 플라스틱 대체 소재인 CXP 소재와 이를 이용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PEFC/KFCC 인증산림에서 산림작업 시 버려지는 미이용 바이오매스를 적극 활용해 임업부산물의 부패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도 막고, 산림경영의 경제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동남리얼라이즈의 산림자원 기반 친환경 소재인 CXP 소재는 열가소성이 뛰어난 목재 소재로 기존 플라스틱 금형을 이용하여 생산이 가능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시장에서 친환경 칫솔 밀폐용기 등 50여가지 생활용품을 선보이고 있다.
(주)알포터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자원 재활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세계 최초로 생활계 폐비닐을 활용한 팔레트(물류용기)를 개발했다. 그동안 물류업계에서는 수출용 목재 팔레트가 주로 사용됐는데 목재 자원 낭비와 폐기물을 양산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알포터는 이를 생활계 폐비닐로 만든 팔레트로 대체하고, 이를 여러번 반복 사용이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원료 수급부터 생산·폐기 및 재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환경영향 분석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에코다인은 탄소중립을 목적으로 산림을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위한 사업을 발굴하고 진행하는 데 필요한 각종 지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과 산림탄소상쇄제도에 참여하려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업 등록 및 모니터링에 대한 컨설팅을 통해 탄소중립 활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탄소크레디트를 구매해 탄소를 상쇄하는 활동에도 직접 참여함으로써 자발적인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에코다인은 향후 드론 측량 등 비용효과적으로 산림탄소흡수량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솔루션을 보급해 산림을 통한 탄소중립 활동이 활성화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산지보전협회는 2004년 설립된 산지전문기관으로 산림현장조사 및 드론을 활용한 모니터링 기술 등 신뢰도 높은 산림조사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는 위성영상 및 드론영상을 활용한 산림복원 사업지 내 탄소저장량 추정 기술 개발 기초 연구 등 ICT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산림복원지 탄소량 평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산지보전협회는 국유림을 활용한 산림공동협력사업도 추진하고 있고, 기업을 위한 산림사업 솔루션 제공으로 기업 산림 ESG 경영 지원을 위한 노력도 강화할 것이다.
위의 사례들을 통해 산림을 통한 탄소중립 경영을 실천하고 지원하는 기업들을 소개했다. 기후위기 시대, 넷제로에 이제 국가는 물론 기업, 그리고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시간이다. 기업이 경영활동 중에 배출하는 탄소를 줄이는 것과 함께 산림을 통해 탄소흡수원을 증진하는 활동도 확산돼야 한다. 산림과 함께하는 기업이 더욱 늘어나는 것,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에 꼭 필요한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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