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살해범, 살해한 전 여친 카드로 대출 정황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택시기사를 유인해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숨겼다가 검거된 30대 남성 A씨가 동거하던 전 여자친구도 살해했다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백한 가운데 A씨가 살해한 전 여자친구 명의의 신용카드를 사용해 대출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27일 오후 경기 파주시의 한 강가에서 경찰이 살해당한 50대 여성의 시신을 찾기 위해 수색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27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A씨에 의해 지난 8월 초순 살해된 것으로 확인된 50대 여성 B씨의 신용카드가 8월 하순까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A씨가 B씨 명의의 카드로 대출받은 ‘카드론’ 대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범행 장소로 알려진 B씨 명이의 아파트에는 약 1억 원 상당 금액의 가압류가 걸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 소유의 아파트 등본을 보면 해당 주거지에 △지난 10월 15일 ㄱ 카드사에 의해 5642만 8810원 △지난 10월 18일 ㄴ 카드사에 의해 2914만 9751원 △지난 11월 9일 ㄷ 카드사에 의해 1195만 8613원의 가압류가 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정확한 대출시점과 대출액 등을 파악하기 위해 금융영장을 신청한 상황이다. 또 경찰은 A씨가 돈을 노리고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을 집중 조사 중이다.

A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지난 8월 동거하던 B씨(아파트 여주인)를 흉기로 살해했으며, 시신을 파주 공릉천변에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기동대·수중수색요원·드론팀·수색견 등을 총동원해 B씨의 시신을 찾고 있다.

B씨의 휴대전화는 A씨가 사용하고 있었으며, A씨는 범행 이후에도 B씨 명의로 된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이곳에서 지난 20일 택시기사 C씨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후 옷장 속에 일주일 가까이 은닉해 오다 지금의 여자친구가 신고해 덜미를 잡혔다.

A씨는 접촉사고 후 합의금을 주겠다며 C씨를 자신이 거주하던 B씨 집으로 유인해 살해한 후 피해자의 신용카드로 수천만 원을 결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이후 C씨의 카드로 명품 가방을 구입하고 대출을 받는 등 5000여만 원을 빼돌린 것으로도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그는 피해자의 카드로 여자친구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C씨와 합의금을 두고 다투다 홧김에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28일 오전 10시30분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린다.

김민정 (a20302@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