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수중 장면·섬세한 배우 표정… CG의 새 길 열어

이복진 2022. 12. 27. 20: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아티스트가 전하는 ‘아바타2’ 600만 흥행 비결
최종진 “수중 장면 99%가 CG… 2000명이 3년 넘게 매달려”
황정록 “페이셜 시스템 개발로 3D의 예술 표현 업그레이드”
지난 14일 후속작 ‘아바타: 물의 길’이 신비로우면서도 생생한 시각 효과로 또다시 잊지 못한 신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끝없는 에메랄드빛 바다, 그 아래 펼쳐진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심해, 빛을 내는 작은 물고기부터 거대한 고래 모양의 생명체까지. 그리고 3m 장신에 파란색 피부를 가졌지만 사람과 똑같은 표정과 행동을 하는 나비족.

2009년 12월17일에 개봉한 영화 ‘아바타’는 당시 ‘3D 영화의 신기원’으로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지난 14일 후속작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로 돌아온 아바타는 13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신비로우면서도 생생한 시각 효과로 또다시 전 세계 영화팬들에게 잊지 못할 신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아바타는 당시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월드와이드 역대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했다. 후속편인 아바타2 또한 개봉 2주차 국내 및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불변의 1위를 차지하며 연말 최고 흥행작으로 떠올랐다.

이러한 인기에는 전작의 인기,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조이 다나, 샘 워싱턴,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 등 출연 배우들의 인지도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아바타만의 장점인 3D 기술과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이 만들어낸 여전히 신비롭고 환상적인 영상미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배우들의 표정과 연기를 캐릭터에 복사하듯 담아낸 촬영 기술이 눈길을 끈다.
이러한 기대에 호응하듯 20세기 스튜디오 코리아는 지난 26일 유튜브 계정에 제작 기법을 보여주는 아바타2 프로덕션 비하인드 영상을 공개했다.

존 랜다우 프로듀서는 영상에서 “(배우들이) 몸에 ‘마커’를 부착하고, 머리에는 표정 연기를 담기 위해 ‘헤드 리그’를 쓰고, 디지털 배경에서 배우들의 연기를 100% 담아냈다”며 “속편의 가장 큰 기술 발전은 바로 ‘페이셜 퍼포먼스 캡처’ 기술이다. 1편보다 훨씬 정확하게 표정 연기를 담아낸다”고 영상에서 설명했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도 “‘퍼포먼스 캡처 촬영’이 흥미로운 이유는 연기를 온전히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체와 감정, 표정, 연기, 눈빛 전부 다”라며 “배우의 연기를 CG 캐릭터에 고스란히 옮기는 게 우리의 일이다. 퍼포먼스 캡처는 ‘아바타’를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자평했다.

배우들의 연기를 CG로 구현하는 기술뿐 아니라 현존하지 않는 공간, 판도라 행성의 자연환경과 그곳에 살고 있는 동식물을 담은 CG도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전 세계 유명 기술자들이 아바타2에 힘을 보탰다. 이 중 한국인 기술자도 있다. 최종진씨와 황정록씨다.

최씨는 CG 슈퍼바이저로 작품에 쓰인 CG를 총괄했으며, 황씨는 시니어 아티스트로 참여해 주인공 제이크(샘 워딩턴)와 그레이스 박사의 딸 키리(시고니 위버), 맷케이나 족장 토나와리(클리프 커티스)의 얼굴을 담당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은 아바타2가 물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은 작품이라고 했다. 아바타2는 배우들이 직접 물탱크 안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촬영한 ‘수중 퍼포먼스 캡처’라는 신기술까지 도입하며 전편에 이어 ‘영상 혁신’을 이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최 슈퍼바이저는 “특히 물을 표현하는 데 아주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보다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뮬레이터 데이터가 필요하다. 2009년에 개봉한 아바타는 영화 전체 데이터양이 1PB(페타바이트·1024TB)였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18.5PB가 들었다. 영화 속 물은 99% CG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황 아티스트는 “웨타 FX에서 새롭게 개발한 페이셜 시스템을 통해 실제 배우의 얼굴 근육을 기반으로 캐릭터를 구현할 수 있었다”며 “별다른 수정 없이 표정이 자연스럽게 구현돼 캐릭터를 연구하고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있었다”고 했다.

두 사람은 작업에도 다른 작품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CG 작업은 2년이 넘게, 캐릭터의 얼굴을 만드는 과정에는 3년 정도가 소요됐다. CG 작업에 참여한 전문가는 2000여명이다. 아바타 시리즈는 현재 5편까지 계획돼 있다. 두 사람은 후속작에서도 기술 발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후속편에는 더 많은 발전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 편에서도 관객들이 보고 놀랄 만한 CG 기술을 계속 선보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