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날’ 또는 ‘낭비의 날’...크리스마스 [더 나은 세계, SD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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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가득한 크리스마스, 사실은 1년 중 낭비가 가장 심한 날이기도 하다.
김지수 환경부 기후적응과장은 이달 초 "환경부에서는 폐지·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해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고, 일정 시간 동안만 조명을 점등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며, 이 밖에도 과도한 선물 포장재를 최소화하도록 홍보 캠페인 등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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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가득한 크리스마스, 사실은 1년 중 낭비가 가장 심한 날이기도 하다. 한국 기후 환경 네트워크에 따르면 이 시즌에 국내 쓰레기 배출량은 25% 증가한다고 한다.
이 같은 추세는 전 세계 곳곳에서도 발견되는데, 해마다 영국에서 버려지는 크리스마스 음식 폐기물량을 재활용 에너지로 환산하면 보통의 영국 가정에 약 57년 동안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배출되는 각종 포장 및 크리스마스 장식 폐기물의 양 또한 엄청나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가장 바쁜 시기 미국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Amazon)의 주문량이 초당 약 47건이라는 사실로 미뤄보면 이 기간 발생하는 폐기물량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크리스마스 전후로 전기 에너지 소비량도 급증한다. 세계개발센터에서 공개한 수치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크리스마스 조명 장식에 시간당 66억3000만킬로와트(㎾)의 전력을 사용한다. 이는 개발도상국인 에티오피아(시간당 53억㎾)나 탄자니아(〃 48억㎾)의 국가 전체 소비량을 능가하는 수치다.
가로수에 장식된 크리스마스 조명은 빛 공해를 일으킬 우려도 있다. 야간에도 지속적으로 조명에 노출된 식물은 생체시계가 교란된다. 과도한 광합성으로 생장량이 제한되고 탄소 저장량은 줄어든다. 이는 곧 지구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문제점이 부각되고, 더불어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에 직면하면서 다수의 유럽 국가들은 지속가능한 크리스마스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극심한 에너지 대란을 겪고 있는 독일은 크리스마스트리의 점등 시간을 대폭 축소하고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기 위해 LED(발광다이오드) 전구를 써 조명 밝기를 낮추는 노력을 하고 있다.
영국의 유명 슈퍼마켓 브랜드인 모리슨(Morrisons)과 웨이트로즈(Waitrose), 존 루이스(John Lewis) 같은 백화점에서는 2020년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장식이나 카드, 선물 등에 반짝이(글리터) 장식 이용을 금지하고 있다. 반짝이는 길이 5㎜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으로 해양 오염의 주요 원인인 탓이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는 태양광 패널로 트리의 조명을 밝히고 있는데, 이는 하루 평균 탄소 배출량을 약 70㎏ 이상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
‘크리스마스의 수도’라고도 불리는 프랑스는 유럽의 전통 행사인 성탄절 마켓을 평년보다 1주일가량 축소할 계획이며, 백화점과 명품 브랜드 등 민간에서도 재활용 재료로 트리를 제작하고 있다.
각국의 친환경·에너지 절약 움직임은 전력 사용량이 많은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지수 환경부 기후적응과장은 이달 초 “환경부에서는 폐지·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해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고, 일정 시간 동안만 조명을 점등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며, 이 밖에도 과도한 선물 포장재를 최소화하도록 홍보 캠페인 등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더불어 민간 차원의 노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데, 개인은 지역 농산물 구매나 육류를 대신할 채식 식단 선택, 크리스마스용품의 대여 및 재사용·재활용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크리스마스에 기여할 수 있다.
1년 중 가장 풍요롭고 행복한 시즌, 지구에도 행복하고 인류에게도 의미 있는 건강한 크리스마스를 선물하자.
이예인 UN SDGs 협회 연구원 unsdgs.yein@gmail.com
*UN SDGs 협회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 협의 지위 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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