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이어 KH까지… 검찰 '알펜시아 입찰방해·대북송금' 배상윤 정조준

이유지 2022. 12. 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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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KH그룹을 상대로 전방위 수사에 착수하며 칼을 빼들었다.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이날 KH 본사와 관계사 사무실, 관련자 주거지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춘천지검에서 KH가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과정에서 입찰을 방해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넘겨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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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입찰방해 혐의
쌍방울 대북송금 남북교류법 위반 연루도
중앙 20여곳, 수원 10여곳 동시 압수수색
해외도피 '배상윤·김성태' 귀국 압박 전략
배상윤(왼쪽) KH그룹 회장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검찰이 KH그룹을 상대로 전방위 수사에 착수하며 칼을 빼들었다.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관련 입찰방해 의혹과 경기도 남북 교류행사 후원 관련 대북송금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목적이다. 대북송금 의혹은 쌍방울그룹도 연루돼 이미 검찰 수사 중이다. 검찰이 이번 수사를 통해 해외도피 중인 배상윤 KH 회장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신준호)는 27일 입찰방해 혐의로 서울 강남구 KH 본사를 비롯한 관계사 사무실과 관련자 주거지, 강원도개발공사(GDC)와 최문순 전 강원지사 주거지 등 2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이날 KH 본사와 관계사 사무실, 관련자 주거지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춘천지검에서 KH가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과정에서 입찰을 방해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넘겨받았다. GDC는 지난해 6월 경쟁 입찰을 통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KH 산하 특수목적법인(SPC) KH강원개발주식회사에 총 7,115억 원에 알펜시아 리조트를 매각했다. 당시 입찰 참여 기업 2곳이 모두 KH 계열사였고, 실제 가치보다 헐값에 매각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강원도와 물밑 조율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강원평화경제연구소가 이에 지난해 7월 GDC와 KH강원개발주식회사를 상대로 입찰방해 및 담합 의혹을 제기하며 강원경찰청과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냈다. 춘천지검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후 KH 본사가 서울에 위치해 있고, 서울중앙지검이 KH 관련 다른 수사도 진행 중이란 점을 고려해 사건을 이첩했다.

서울중앙지검은 2020년 10월 폭력조직 '수노아파'가 배상윤 회장을 상대로 "60억 원을 갚으라"며 KH 소유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난동을 부린 사건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KH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해 재무 구조 전반을 분석하고 있다. KH의 알펜시아 리조트,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 인수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수원지검도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수사 중 KH 관여 정황이 나타나면서 강제수사에 나섰다. KH·쌍방울은 2019년 아태평화교류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후원을 통해 북한에 외화를 송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태협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추진한 남북 교류 행사를 공동주최했다. 배 회장과 김 전 회장이 중국을 방문해 북측과 경제협력 합의서를 작성했다는 정황도 나왔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전방위 압수수색으로 수사를 확대하는 배경에는 올해 중순 해외로 출국해 도피 중인 배 회장과 김 전 회장 귀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배 회장은 경찰 단계에서 지명수배됐고, 김 전 회장은 인터폴 적색수배 및 여권 무효화 조치가 된 상황이다. 배 회장은 최근 박찬호 전 광주지검장을 변호인으로 내세우는 등 수사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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