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의 만남, 두 번의 트레이드'...악연인가 선연인가, 염경엽 감독과의 질긴 인연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떠나보낸 뒤 다시 만나고, 또다시 떠나보낸 뒤 다시 만났다. 벌써 세 번째다.
LG 트윈스에는 김성근 감독, 정근우만큼 질긴 인연의 감독과 선수가 있다.
그는 누구보다 염경엽 감독을 잘 안다. 넥센 시절 영광을 함께 한 서건창, 김민성을 말하는 게 아니다. 바로 베테랑 백업 포수 허도환 이야기다.
염경엽 감독과 허도환은 2013년 넥센, 2019년 SK 그리고 2023년 LG에서 함께하게 됐다. 허도환이 가는 팀에 염경엽 감독이 따라가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허도환에게 좋은 기억만 있는 건 아니다. 세 번 같이 하는 동안 두 번이나 자신을 트레이드 시킨 게 염경엽 감독이었다.
지난 2012년 10월 염경엽 감독이 넥센 감독으로 취임했을 때 허도환은 주전 포수였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당시 신인 포수였던 박동원에게 많은 기회를 주면서 두 선수가 번갈아가면 포수 마스크를 쓰고 안방을 지켰다. 그러다 2015년 4월 양훈을 받는 조건으로 이성열과 함께 한화로 트레이드 시켰다.
그리고 지난 2019년 11월 SK 소속이었던 허도환은 현금 2억원을 주는 조건으로 KT 윤석민과 트레이드됐다. 당시 SK 감독이 염경엽이었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KBO리그 대표적인 백업 포수 '저니맨'이 된 허도환의 6번째 팀은 LG였다. 2021년 KT 위즈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데 기여한 허도환은 FA 자격을 취득해 2년간 계약금 2억원 연봉 1억원씩 총액 4억원의 조건으로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고 지난 시즌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그런데 지난 11월 염경엽 감독이 LG 감독으로 취임하며 허도환과 또다시 만나게 됐다. 사람의 인연은 모른다는 말이 있지만 정말 질긴 인연이 아닐 수 없다.
팬들 사이에서는 이번에도 허도환을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LG가 2023 신인드래프트에서 김범석이라는 고교 최고 포수를 지명했다고는 하지만 바로 1군에서 활용하기는 힘들다. 포수는 경험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포지션이다. 1군 백업 포수 수준까지 올라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이럴 때 경험 많은 베테랑 포수가 있어야 유망주들이 성장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올 시즌 허도환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물론 주전 포수는 박동원이다. 하지만 144경기를 소화하며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주전 포수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뒷받침해주는 백업 포수도 잘해야 한다.
허도환은 늘 그랬듯이 빛나는 활약은 아니지만 그라운드 안팎에서 팀의 최고참으로 중심을 잡아주며 젊은 투수들을 이끌고 있는 베테랑 포수다.
[염경엽 감독과의 세번째 함께 한 허도환.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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