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양오봉 전북대 총장 임용 후보자의 '변신'…정치적 이중성 '논란'
-양 교수, 총장 임용 심사 앞두고 ‘윤 정부에 양다리 구애’ 논란
-민주당·문재인 색깔 삭제…이명박-박근혜-윤석열 직함 나열
"양오봉 교수는, 안철수-문재인-이재명 라인 대표적 폴리페서"
[더팩트 | 전주=이경민 기자] 지난달 치러진 지역 거점 국립대학인 전북대학교 제19대 총장 선거 1순위 임용후보자인 양오봉(59·화학공학부) 교수는 전북지역의 대표적인 폴리페서로 평가받고 있다. 폴리페서(Polifessor)란 정치(Politics) + 교수(Professor)의 합성어로, 교수직을 가지고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을 비판 할 때 많이 쓰이고 있다.
양 교수는 이달 초 정부(교육부)에 총장직 승인을 위한 서류를 접수했다. 당초 1위와 2위 교수 두 명을 올려야 하는데 2위로 당선된 김건 교수가 서류 접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양 교수 단독으로 총장 임용을 위한 정부의 심사에 들어갔다. 사실상 윤석열 정부의 심사를 받는다. 이런 이유일까. 전북대 교수들 사이에서 양 교수가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문재인-이재명으로 이어지는 정치 활동을 모두 빼고 윤석열 정부와 이어지는 정치 이력만 제출하면서 윤 정부 찬양에 몰입했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지난 대선 내내 양 교수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 측 인사로 거론된 적이 없기 때문에 이 소문은 뜬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있다. 소문이 아니라 사실이면 양 교수는 전형적인 양다리 폴리페서다. <더팩트>가 사실 관계를 추적했다.
◇정부 심사안에 제출된 ‘국민의힘 임명장’
<더팩트>가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양 교수는 심사안에 국민의힘 임명장(사진 참조)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임명장 하단에는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윤석열’로 돼 있다. 상단은 ‘국민의힘’ 빨간 마크와 로고가 선명하다. 날짜는 2022년 02월 21일, 대선 19일 전(대선 3월 9일)에 받은 것이다. ‘제 2022-직능-1614602’. 임명장 번호다. 번호 순으로 보면 양 교수는 직능 분야 (각종 직업과 사회 단체(정부 기관 이외)의 총합적 표현) 161만 4602번째로 임명장을 받은 것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직능이라는 이름으로 2백만 명 이상에게 임명장을 남발해 선거 당시 많은 구설에 올랐었다. 당시 이 같은 임명장은 시중에서 ‘개도 안 물어간다’는 서류였다. 이 임명장은 개인이 요청하거나 추천하는 경우 무작위로 발급됐다. 이에 대해 양 교수는 <더팩트>의 확인 요구에 응답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임명장 받을 당시 양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양 교수가 국민의힘으로부터 위와 같은 임명장을 받을 때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선대위 혁신도시 발전특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민주당 이재명 후보 선대위 혁신특위 전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이재명 후보의 전북대 최측근 인사로 선대위 구성에서부터 직함을 받아 이재명 당시 후보가 참석하는 각종 세미나를 열었다. 양 교수는 이재명 선대위에서 4개월가량 활동(사진 참조)했다.
특히 양 교수는 국민의힘 임명장을 받기 한 달 전인 지난 1월 27일 민주당 전북도당에서 열린 ‘민주당 선대위 혁신특위 전북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이재명 후보로부터 ‘이재명 후보 특위 위원과 자문위원 임명장’을 받았다.(사진 참조)‘
그런데 양 교수는 대선 19일을 남겨두고 국민의힘으로부터 받은 직능단체 상임고문 임명장 하나만 윤석열 정부에 제출했다.
◇양 교수의 가장 화려한 이력, 문재인 정부 활동 사항 모두 빼
양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많은 직함을 얻었다.
양 교수는 먼저 2017년 5월 당시 전국 76개 대학교수 2345명이 참여한 ‘문재인 후보지지 선언’에 나섰다. 전북지역에서 양 교수가 대표격으로 참여했다. 당시 양 교수는 문재인 대선 캠프 국민성장 정책본부장에 임명된 상태였다. 공식 명칭은 ‘문재인 대선 캠프 ’정책공간‘ 국민성장과 민주당 전북도당 정책본부장이었다.
이어 양 교수는 문재인 정부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 위원회와 지역 정책 및 공약 특별위원회 위원이 됐다. 양 교수는 또 2018년에 문재인 정부 일자리위원회 금융서비스 분과위원장에 위촉됐다고 스스로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가 구성하는 새만금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아 활동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적폐로 꼽아 현재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인물로 양 교수가 지목돼 있다.
◇양 교수, 문재인-이재명 빼고 이명박-박근혜 임명만 적시
양 교수는 총장 임용을 위한 심사 서류 중 주요 경력 부분에 5개의 항목한 적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1번이 앞서 거론한 임명장 직함이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직능본부 국민통합지원본부 상임고문‘이다. 2번이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으로 박근혜 정부가 임명한 것처럼 적시했다.
2010년에 지식경제부장관상을 수상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명박 정부 때 일이라고 스스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세 번째다. 나머지 두 개는 총리 산하 새만금위원과 전북지역협의회 위원인데 모두 문재인이라는 말이 빠져 있다.
◇양 교수 한때 검찰 개혁 선언에 나섰던 인물..."윤석열 임명장 말도 안 돼"
전북대 교수들은 대부분 양 교수가 국민의힘 활동을 했다고 믿지 않는 분위기다. 만약 양 교수가 국민의힘의 임명장을 받았다면 시기적으로나 역할로나 정치적 이중성을 띤 것이라고 전북대 관계자들은 해석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오히려 민주당 관계자는 사실이냐고 반문했다. 이 사안은 정치적으로 정확히 심판받아야 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설명이다. 전북대 일부 관계자들은 양 교수가 윤석열 정부의 임명장을 받고 활동한 사실이 먼저 알려졌다면 총장 선거 결과는 확연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도 지배적이다.
특히 양 교수는 전북대 비전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님의 대학관련 국정 과제, 더 큰 대학자율로 역동적인 혁신허브 구축 실현을 위한 선도 대학’이라고 적시했다. 이에 대한 전북대 내의 공감도는 떨어지고 있는 상태다.
◇향후 전망
일단 양 교수가 정부의 심사가 본격화될 경우 이 같은 정치적 행보에 대해 윤 정부에 구체적으로 해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양 교수는 서울에 머물면서 현 정부 인사들을 상대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양 교수의 과거 행적과 관련 정치적 문제만 전북대 내에서 거론되고 있지 않다. 양 교수의 교수직과 다른 공직(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활동 사안과 태양광 사업 관련 구설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양 교수는 <더팩트>의 질문 사안에 대해 회피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양오봉 교수는 "(국민의힘 임명장과 그간 정치적 활동과 관련해서는) 개인적인 사안이라 말해줄 수 없다"면서 "나중에 연락을 주겠다"고 여러차례 답변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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