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애인·택시기사 살해' 30대, 내일 영장심사…경찰 시신 수색 중(종합2보)

전 동거녀도 살해 후 하천 유기, 경찰 수색 나서
피해자들 카드 유용, 영장실질심사 내일 오전 10시30분

택시기사를 살해한 뒤 옷장에 시신을 유기한 30대 남성이 지난 8월에는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경기 파주시 공릉천변에 유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 인근 공릉천에서 수색 중이던 경찰 관계자들이 날이 어두워지자 철수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수색에서 유기된 시신을 찾지 못하고 날이 밝으면 일대를 다시 수색할 예정이다. 2022.12.2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고양·파주=뉴스1) 양희문 박대준 이상휼 기자 = 택시기사를 집으로 유인해 살해한 30대 남성이 전 애인도 넉 달 전 살해한 뒤 하천변에 유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찰이 시신 수색에 나섰다. 이 남성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28일 오전 10시30분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린다.

27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월 동거녀이자 집주인인 50대 여성 C씨를 파주시 아파트에서 살해한 뒤 시신을 차량 트렁크에 싣고 가 공릉천변에 유기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시신을 버렸다고 진술한 지점은 파주시 운정과 근촌 사이 중간지점 공릉천변인 것으로 파악됐다. 운정에서 불과 2.5㎞ 떨어진 지점이다.

이에 경찰은 이날 오후 A씨 진술을 토대로 유기 지점에서 기동대, 수중수색요원 등 인력 150여명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C씨의 시신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날이 밝는대로 수색작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앞서 A씨는 지난 20일 오후 11시께 술을 마신 상태로 차를 몰다가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택시기사인 60대 남성 B씨에게 합의금을 준다며 집으로 유인해 둔기로 수차례 때려 살해하고 옷장에 시신을 은닉했다.

A씨는 범행 직후 B씨의 휴대전화, 신분증, 신용카드로 온라인 신용대출을 받아 5000만원가량 챙겼으며, B씨 가족에겐 ‘아빠 바빠’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서 피해자 행세를 했다.

또 1㎞가량 떨어진 인근 공터에 B씨의 택시를 버리고 블랙박스 기록을 삭제하는 등 범행 은폐를 시도했다.

A씨의 범행은 평소와 다른 어투의 메시지를 이상하게 여긴 B씨 가족의 신고로 드러났다. B씨 가족은 “아버지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 문자로만 답한다”며 25일 새벽 경찰에 실종신고를 접수했다.

사소한 이유로 택시기사를 유인해 살해한 30대 남성 A씨가 자신이 거주하는 집주인 여성도 넉 달 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경기도 파주시의 A씨가 거주하는 아파트에 도착한 과학수사대원들이 사건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2.12.2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인근 공터에 B씨의 택시가 버려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발견 당시 택시 외관에는 접촉사고 흔적이 있었다.

이후 같은 날 오전 11시20분께 파주시 A씨 집에서 그의 여자친구 D씨가 “남자친구 집 옷장 속에 시체가 있다”고 112에 신고했고, 확인 결과 B씨의 시신이었다. 현장에서 범행에 사용된 둔기도 발견됐다.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소재 파악에 나선 경찰은 낮 12시께 고양시 일산 백병원에 있던 A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조사하던 중 현재 거주지가 타인 명의로 돼 있는 점 등을 수상히 여겨 그를 추궁했고, 이날 A씨는 동거하던 전 애인 C씨를 집에서 살해한 후 파주시 공릉천변에 유기한 사실을 자백했다. A씨는 C씨 집에서 범행을 저지른 후에도 태연하게 거주한 것이다.

경찰은 또 A씨가 C씨를 살해한 뒤 C씨 명의 카드를 유용한 정황도 포착해 사용 여부 등을 추궁하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정확한 대출액과 사용처에 대해서 진술을 회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26일 A씨에 대해 살인 및 사체은닉·증거인멸·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영장실질심사는 28일 오전 10시30분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린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