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진열대서 비비고만두 못보나

쿠팡과 햇반 납품가 분쟁 이어
CJ제일제당 롯데와도 갈등
풀무원도 일부 제품 거래 중단

CJ제일제당 비비고 고기만두와 김치만두. 【사진 제공=CJ제일제당】

햇반 납품단가를 놓고 쿠팡과 갈등을 빚었던 CJ제일제당이 일부 품목에서 롯데와 벌이는 협상에서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의 내년 납품단가 제의를 CJ제일제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양측 거래는 일시 중단된 상태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이달 중순을 전후해 CJ제일제당의 일부 제품 거래를 중단했다. CJ제일제당과 내년 납품단가를 협상하는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그동안 마트·편의점·슈퍼 등 유통 채널별로 다른 조건으로 제품을 납품해왔다. 그러다 최근 롯데마트가 롯데슈퍼와 상품코드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CJ제일제당에 공급가를 낮은 쪽에 맞춰 달라고 요청했고 이후 협상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면서 냉동식품 등 일부 제품군 거래가 중단됐다. 현재 CJ제일제당의 200여 개 제품에 대해 양측의 납품가 입장 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 외에 대상과 풀무원도 같은 문제로 최근 롯데마트 측과 일부 제품 거래를 중지했다. 다만 대상은 이번주 납품을 재개했으며 풀무원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롯데그룹 유통군은 마트와 슈퍼의 소싱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사전 작업으로 상품코드 통합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상품코드 통합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적자를 이어오던 롯데마트는 올 상반기 1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8년 만에 연간 흑자 달성을 노리고 있다. 강도 높은 수익성 개선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반면 CJ제일제당은 원자재 가격과 연료비 상승 등으로 부담이 커진 만큼 가격 인하 요구를 마냥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2월부터 고추장, 비비고만두, 햇반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해왔다.

업계는 양측 갈등이 극한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 유통업체와 제조사 간 공급가·마진율 협상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겪는 현상이라고 판단된다"며 "국내 유통·식품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인 만큼 조만간 양사가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