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프닝` 전환에 세계경제 들썩… "中, 내년 성장률 5% 찍는다"

이윤희 2022. 12. 2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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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서비스부문 소비주도 전망"
내년 美 대신 글로벌경제 이끌듯
亞 증시 여행·화장품 관련주 상승
유가 등 제한적인 물가상승 예상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시행해온 봉쇄정책을 사실상 해제했다. 다음달 해외 입국자에 대한 의무 격리를 중단하고 입국 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폐지하기로 하는 등 중국이 사실상 '제로 코로나'를 끝내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재활동 재개)이 글로벌 경제에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리오프닝 본격화=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등 방역당국은 내달 8일부터 코로나19 감염병 관리등급을 '갑(甲)'류에서 '을'(乙)류로 하향 조정한다고 27일 밝혔다. 코로나19의 공식 명칭도 '신형 코로나형 바이러스 폐렴'에서 '신형 코로나형 바이러스 감염'으로 바꾸기로 했다. 출입국 관련 방역 최적화 조치로 입국 후 PCR 검사를 없애는 등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검역 조치를 완화했다. 중국에 입국하려는 사람은 1월 8일부터 출발 48시간전 음성 PCR 결과만 있으면 입국 가능하며, 공항에서 실시하는 건강 신고와 검역에서 이상이 없으면 곧바로 중국 사회에 발을 들일 수 있다. 그동안 해외 입국자에 대해 적용했던 '5+3'(시설 격리 5일+재택 격리 3일) 격리도 폐지된다. 출발 전 출발지 소재 중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에 건강 QR코드를 신청하는 것도 사라진다. 입국 후 공항에서 실시하는 건강 신고와 일반적 검역 절차에서 이상이 없으면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다

코로나19 감염자에 대한 격리 조치를 더이상 시행하지 않고, 밀접 접촉자 판정도 하지 않기로 했다. 코로나19 고위험 또는 저위험 지역 지정도 폐지된다. 해외 입국자 및 화물에 대해 '감염병 검역 관리 조치'도 중단된다. 승객 수 제한 등 국제 여객 편수 통제도 해제된다. 그동안 일부 중단됐던 외국인의 중국 방문 비자 발급의 종류를 늘리고, 수로 및 육로 등 여객 운송 또한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방역 당국은 감염병 상황과 서비스 능력 등을 감안해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도 질서 있게 재개하겠다고 전했다.

◇"중국 경제 내년 5% 성장 가능"= 한국은행은 이날 '2023년 글로벌 경제여건 및 국제금융시장 전망'을 통해 내년 글로벌 경제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에 따라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면서도 중국의 성장세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성장률은 2% 내외로 올해 수준(3% 초반)을 상당폭 하회할 전망이다. 미국의 내년 성장률은 0% 내외로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은 하반기로 갈수록 민간소비 중심의 강한 수요 회복에 힘입어 올해(세계은행 2.7% 예상)의 두배에 가까운 5%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방역정책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던 민간소비가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늘어나면서 경기회복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은 화색이 돌았다.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0.68% 상승한 2332.79에 거래를 마쳤다. 니케이225지수도 0.16% 오른 2만6447.87에 마감했다. 상하이증시도 상승세로 끝났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상하이증권거래소, 선전증권거래소, 금융선물거래소 등이 증시 부양을 위해 내년 한해동안 거래 수수료를 내리거나 없애기로 한 것도 투자심리를 회복시켰다.

최근 상승 탄력을 받은 국내 중국 리오프닝 관련주들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각각 20.78%, 13.49%씩 상승했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 등 화장품 관련주도 상승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중국 정부가 전면적 리오프닝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화장품, 레저, 여행 등 중국 소비 테마 관련주의 주가 상승 모멘텀을 다시 키울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 압력 우려도= 중국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회복되면서 유가 등 물가 상승 압력이 재차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리오프닝으로 인한 유가 상승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지만 큰 변수는 아니라고 전했다. WSJ는 중국의 원유 수요는 미국 등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 원유 수요의 70% 가까이는 운송 부문이 차지하지만, 중국의 경우 중공업단지 등 공업 분야나 건설 부문이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고 운송 부문은 31%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결국 중국 원유 수요의 결정적 변수는 주택 경기와 공업이라며, 중국 주택시장이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고 건설 부문의 반등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미국과 유럽 경기가 고전하면서 중국 수출 역시 부진한 모습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 적어도 내년 말까지는 중국 원유 수요가 글로벌 원유 수요와 미국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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