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관리 우선" 증권가 CEO 상당수 유임

이윤희 2022. 12. 27. 18:3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투, 정일문 사장 '5연임' 결정
삼성·KB·미래에셋 대표도 유임
신한투자, 단일대표 체제로 전환
NH, 본부장 1970년대 배치 눈길
연합뉴스

대형 증권사 대부분이 연말 임원 인사를 마무리했다. 2023년 예상되는 위기 극복과 조직 안정 등을 이유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상당수가 유임했다. 업황이 어려워진 만큼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뒀다는 평가다. 또 재무와 리스크 관리 인사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5연임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정 사장의 연임과 함께 전략기획실, 경영관리실 등 지주 내 실장 전원을 연임시켰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의 성향상 안정적인 인사가 예상되던 터였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영업담당(RM)실장 김용권 상무, 준법지원실장 홍형성 상무, 경영관리담당 김근수 상무, 유재권 상무를 승진 발령했다. 한국투자증권 디지털본부장 최영목 상무,프라이빗뱅킹1( PB1)본부장 이창호 상무, 프라이빗뱅킹(PB)전략본부장 김도현 상무, 경영지원본부장 이재욱 상무, 운용전략담당 신환종 상무도 승진시켰다.

앞서 지난 7일 삼성 금융그룹은 사장단 인사를 통해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의 유임을 결정했다. 지난 2018년 7월부터 삼성증권을 이끌어 온 장 사장의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KB증권도 지난 15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개최하고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박정림·김성현 대표이사의 유임을 결정했다. 2019년 공식 취임한 두 대표는 올해로 4년째 KB증권을 이끌고 있다. KB금융그룹 내 계열사 사장들의 평균 임기가 5년을 넘긴 전례가 없어 두 대표는 최장수 그룹사 대표가 됐다.

미래에셋그룹 역시 고위 임원 변경 없는 소폭 인사를 통해 전문 경영인 체제를 강화했다. 지난해 말 회장직에 오른 최현만 회장과 이만열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이지만 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올해 계열사 대표 등 인사를 두고 "질책보다 격려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해외법인에서 7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으며, 우수 성과를 보인 여성 전무 5명, 신임 6명을 포함해 총 14명의 여성 임원을 승진시켰다. 1989년생 신임 임원을 포함해 80년대생 신임 임원 9명을 발탁하면서 조직의 성과 중심 체계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일부 증권사들은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NH투자증권은 신규 선임 본부장을 전원 1970년대생으로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김봉기 디지털관리본부, 문혜경 주택도시기금 운용본부, 손승현 준법감시본부, 이경수 리스크관리본부 등 6명이 신규 선임됐다.

신한투자증권은 각자대표 체제에서 단일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최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새로 내정된 신한금융지주는 신한투자증권을 김상태 사장 단일대표 체제로 전환하기로 해, 이영창 사장의 연임는 불발됐다.신한투자증권은 기업금융(IB) 부문의 영업력을 강화해 나갈 것을 예고했다.

하나증권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이은형 대표 대신해 강성묵 하나대체투자사산운용 사장을 내정했다. 이은형 하나증권 대표(부회장)는 CEO 부임 2년 만에 물러나 겸직 중인 하나금융그룹 글로벌 총괄 부회장직에 집중한다.

하나증권은 시장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유사한 기능을 담당하는 조직들을 재편하고 재정비했다. 기존 디지털본부를 자산관리(WM)그룹으로 변경했다. 투자은행(IB) 부문은 중복됐던 본부 기능을 재편해 정예화하기로 하고 관리 기능 강화를 위한 IB솔루션 1, 2, 3실을 신설했다. IB 그룹장은 성영수 하나은행 CIB그룹장이 겸직한다. 기존의 리스크관리본부와 더불어 투자심사본부를 추가 신설했다. 소비자 규제 강화와 중요성이 확대됨에 따라 CCO(소비자보호총괄)와 CCRO(소비자리스크보호총괄)를 분리 운영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다.

어려워진 시장 상황에 대비해 위기관리 전문가를 등용한 인사도 눈에 띈다. 메리츠증권은 리스크 관리 전문가를 승진시키며 내년 위기에 대응할 준비를 마쳤다. 위기 관리 전문가로 알려진 장원재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장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장 부문장은 앞서 메리츠화재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메리츠금융지주 CRO 등을 역임했다.

SK증권 역시 최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전우종 전 경영지원 부문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기존 김신 대표이사와 각자대표 체제로 개편했다. 전우종 대표이사의 경우 과거 SK증권 리스크관리실장직을 맡기도 했다.

유성훈 기업금융사업부 대표와 최성운 구조화사업부 대표 또한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로 SK증권의 IB 부문은 박태형 총괄(사장)을 필두로 각 사업부 대표가 부사장직을 맡게 됐다. 박태형 IB 총괄 아래 기업금융사업부와 구조화사업부, 대체투자사업부 대표가 각각 부사장직을 맡으면서 IB 조직의 위상은 한층 강화되는 양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여파로 실적이 부진한데다 내년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변화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인사가 많았지만, 이미 자산운용사 등에선 대폭 물갈이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내년 인사에선 증권사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이윤희기자 stel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