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보고 놀란 軍 새떼에도 화들짝…“드론부대 조기 창설”(종합)

2022. 12. 2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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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탐지·타격능력으로 소형 무인기 격추 어려워”
軍 “적 무인기 추적했지만 격추시키지 못해 송구”
北무인기 시속 100㎞·고도 3㎞ 안팎 南영공 비행
석모도 일대 北 무인기 추정 물체 ‘새떼’로 판정돼
합참은 27일 전날 우리 영공을 침범한 복수의 북한 무인기들을 격추하지 못한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북한 무인기 자료사진.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복수의 북한 무인기들이 우리 영공을 침범해 서울 북부지역까지 휘젓고 다닌 가운데 군 당국은 드론부대 조기 창설 등 대응 전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전날에 이어 이날 인천 강화도 일대에서 한때 북한 무인기로 추정된 물체는 새떼로 최종 확인됐다.

강신철(육군 중장)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27일 “군은 적 무인기 도발에 대비해 각급 부대별 탐지·타격자산 운용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탐지자산을 초기부터 탐지할 수 있도록 적극운용하며 타격자산을 공세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강 본부장은 “식별이 유리하도록 국민피해 등을 고려해 민간피해를 주지 않고 격추할 수 있는 전력을 효과적으로 통합 운용하겠다”며 “주기적으로 합참 차원에서 통합된 합동방공훈련을 실시해 이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다양한 능력의 ‘드론부대’를 조기에 창설해 적의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정찰하고 물리적·비물리적 타격자산과 스텔스 무인기 등을 확보하며 이를 통합 운용함으로써 정찰 등 작전능력을 강화하겠다”면서 “비물리적으로 전파 차단, 레이저 등 필수자산을 신속히 획득하고 기존 전력화 추진중인 장비의 시기도 최대한 단축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이번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에 대해 지난 수년간 군 대비태세와 훈련이 부족했음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규정한 뒤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정찰할 드론부대 창설을 최대한 앞당기고 최첨단 드론을 스텔스화하는 등 감시·정찰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군은 전날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에 따른 전술조치 과정에서 민간 피해를 우려해 수위를 조절한 것과 관련해서도 향후에는 보다 적극적인 대응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간 피해) 부분들까지 보완해 좀 더 공세적이고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작전이 될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전날 경기도 김포와 파주, 인천 강화도 일대에 침투시킨 무인기들은 시속 100㎞로 고도 3㎞ 안팎을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 당국은 일각에선 제기된 북한 무인기가 서울 용산 인근을 비행하면서 대통령실 일대를 촬영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면서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북한 무인기들의 항적과 대통령실 위치와는 이격거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해당 장비를 포획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북한 무인기) 장비의 능력을 정확히 알 수 없다”며 여지를 남겼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무인기들이 지난 2017년 6월 강원도 인제 일대에서 발견된 무인기와 동급이거나 다소 성능이 개량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좀 더 분석이 필요하다”면서 “4년 전과 유사한 형태로 식별했기 때문에 2m급으로 추정된다고 얘기했는데, 제원을 보면 일부 향상·개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 무인기들의 발진기지와 최초 항적 포착 지점 등도 추적 분석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무인기 수대가 26일 남측 영공을 침범해 군이 전술조치에 나섰다. 2017년 6월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 자료사진. [연합]

이와 함께 군은 북한 무인기들을 격추하지 못한 데 대해 고개를 숙였다.

강 본부장은 “어제 무인기 5대가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했고 우리 군은 이를 탐지·추적했으나 격추시키지 못했다는 점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에게 실질적 위협이 되는 적 공격형 무인기는 우리 탐지·타격자산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면서도 “정찰형 소형 무인기는 3m급의 작은 크기로 현재 우리 군의 탐지·타격능력으로는 격추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군의 대비태세가 부족했던 점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거듭 유감의 뜻을 밝혔다.

또 “군은 과거에는 적의 무인기 도발 시 탐지·식별조차 못했으나 이번에는 적 무인기를 탐지·추적했다”면서 “다만 육안으로 식별된 적 무인기에 대해 국민 안전을 고려해 적시에 효율적으로 격추사격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점”이라고 덧붙였다.

합참 관계자는 “과거에는 탐지 못했는데 이번에 탐지했다는 것은 잘했다는 것이 절대 아니다”며 “탐지·추적·타격까지 좀 더 통합적으로 잘 할 수 있도록 작전을 보완해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강화 일대에서 포착된 물체는 북한 무인기가 아닌 새떼로 확인됐다.

합참 관계자는 “오늘 상황은 북한 무인기가 아니었다. 새떼로 평가했다”며 “어제와 유사한 절차로 작전에 나섰고 조종사가 육안으로 확인해 평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광역시는 이날 “강화군 석모도 지역에 무인기가 관측됨에 따라 주민 여러분께서는 안전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의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했고, 이에 따라 북한 무인기가 전날에 이어 또다시 영공을 침범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돌기도 했다.

군은 이날 오후 1시께 미상항적으로 포착한 뒤 3시간가량 전날과 비슷한 수준의 타격자산을 투입해 추적에 나섰다.

전날에는 F-15K와 KF-16 전투기와 KA-1 전술항공통제기, 그리고 공격헬기 아파치와 코브라 등 20여대의 군용기가 투입된 바 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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