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무서워서 어떻게 사나...보증보험 가입 역대 최대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2ver@mk.co.kr) 2022. 12. 2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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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1139채를 보유하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사망한 ‘빌라왕’ 김모씨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임차인들이 27일 오후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수도권에 오피스텔·다세대주택 1139채를 보유한 빌라왕, 아파트·신축빌라 2700채를 차명 보유한 건축왕, 최근 사망한 청년임대사업자, 공범들과 함께 임대시장을 쑥대밭으로 만든 빌라의 신, 갭투자 전세 사기단 세 모녀 등 악성 집주인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27일 HUG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6일까지 1만8046세대가 보증보험을 발급받았다. 이에 올해 한 해 23만2812세대가 보증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지난해(23만2150세대)를 웃도는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보험 발급 금액도 54조2280억원으로 파악되면서 지난해(51조5508억원)를 뛰어넘었다.

HUG의 보증보험 가입자는 지난 2013년 9월 출시 이후 해마다 늘고 있다. 2015년 3941세대→2016년 2만4460세대→2017년 4만3918세대→2018년 8만9351세대→2019년 15만695세대→2020년 17만9374세대→2021년 23만2150세대로 불과 6년 만에 60배 가까이 불어났다.

임대인이 매맷값보다 높은 수준으로 전셋값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자기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주택을 다수 매입하는 무자본 갭투자와 공인중개사에 은행원까지 가세한 조직적인 전세 사기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가운데, 세입자들이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보증금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보증보험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보증사고와 대위변제금액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까지 HUG의 누적 대위변제액은 7690억원으로 이미 지난 한 해의 대위변제액(5040억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하락장 장기화로 향후 역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집주인들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어 피해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토교통부도 보증보험 가입을 권장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가장 효력 있는 안전핀이라는 설명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보증보험을 들지 않은 경우 모든 것을 국가나 하늘이 도와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빌라왕 사건을 계기로 국민들에게 보증보험의 중요성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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