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 통계 정확성 높인다더니…지난해와 달라진 게 없다

김성국 2022. 12. 2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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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올해 '한약재 수급 1000t 미스터리범인은 엉터리 통계(6월20일자 6면 보도)'라는 기사를 통해 한약재 수급조절이 매년 부정확한 생산량·수요량 예측, 이에 따른 '주먹구구식' 수입량 결정으로 국내 약용작물 농가들이 피해를 본다고 보도했다.

한 수급조절위원회 참석자는 "수치상으로 수요량이 공급량을 크게 앞질러 부족량이 발생해야 하지만 실제로 시장에서 수급에 차질이 생겼던 적은 한번도 없다"면서 "이는 생산·수요 통계가 부정확하다는 뜻으로 엉터리 통계로 매년 수입량을 결정하는 문제가 이번에도 되풀이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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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구구’ 한약재 수급조절
수급조절위원회 본회의 결과
내년도 수입량 지난해와 비슷
생산·수요예측방식 개선없어
제조업체 생산실적 ‘점입가경’
수입량비해 턱없이 적게 나와
식약처, 정확성 여부 확인안해

본지는 올해 ‘한약재 수급 1000t 미스터리…범인은 엉터리 통계(6월20일자 6면 보도)’라는 기사를 통해 한약재 수급조절이 매년 부정확한 생산량·수요량 예측, 이에 따른 ‘주먹구구식’ 수입량 결정으로 국내 약용작물 농가들이 피해를 본다고 보도했다. 이후 관련 기관에서는 문제를 인식하고 통계 정확성을 높이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하지만 이달초 열린 한약재 수급조절위원회에선 별다른 개선 사항 없이 내년도 한약재 수입량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했다.

◆여전히 맞지 않는 통계=한국한의약진흥원이 주관하고 보건복지부·농림축산식품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공공기관과 생산·유통·소비 단체가 참여하는 한약재 수급조절위원회가 2023년 한약재 수입량을 결정하기 위해 이달초 본회의를 했다. 회의에선 의약품용 한약재 11개 수급조절 품목(구기자·당귀·맥문동·산수유·오미자·일당귀·작약·지황·천궁·천마·황기)의 내년도 수입 승인량을 2022년(1840t)보다 120t 늘어난 1960t으로 결정했다.

수입량 결정 근거가 되는 내년 한약재 수요 예측량은 2022년보다 12t 줄어든 5416t, 내년도 시장에서 쓰일 올해 의약품용 한약재 국내 생산 예측량은 지난해(2371t)보다 628t 증가한 2999t이었다. 다만 ‘생산·수요량 예측 방식 개선’은 이번에 이뤄지지 않았다.

한 수급조절위원회 참석자는 “수치상으로 수요량이 공급량을 크게 앞질러 부족량이 발생해야 하지만 실제로 시장에서 수급에 차질이 생겼던 적은 한번도 없다”면서 “이는 생산·수요 통계가 부정확하다는 뜻으로 엉터리 통계로 매년 수입량을 결정하는 문제가 이번에도 되풀이됐다”고 꼬집었다.

한 약용작물 생산농가는 “매년 본회의가 열릴 때마다 다음해에는 문제점을 바로잡겠다고 이야기하지만 바뀌는 게 없다”면서 “맞지도 않는 통계자료로 무분별하게 한약재가 수입되는데 어떻게 국내 농가를 보호하고 수급을 안정시키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식약처 제공 제조 실적 대조해보니…“더 말 안돼”=생산·수요 통계가 부정확하다는 지적이 일자 식약처는 올해 한약재 수급조절위원회에 한약재GMP(h-GMP) 제조업소(식약처가 GMP 인증한 의약품용 한약재 제조업소) 생산 실적을 공개했다. 하지만 생산 실적이 한약재 수요 예측량이나 수입량에 비해 턱없이 적어 오히려 의문이 커지고 있다.

제조업소 생산 실적은 국내 농가들이 생산한 약용작물과 수입한 한약재를 원료로 국내에서 제조한 의약품 한약재의 총합이다. 이에 따라 제조업소 생산 실적은 국내 농가 생산량에 수입량을 더한 값과 일치하거나 최소한 비슷해야 한다.

하지만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개 수급조절 품목 의약품용 한약재 생산량은 약 1276t으로 확인됐다. 이는 2021년 의약품용 한약재 수입량인 1430t보다 적고 한약재 수요 예측량인 약 5000t과도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2020년 h-GMP 제조업소의 한약재 생산량은 2019년(1363t)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약 588t으로 나타나 자료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한 h-GMP 제조업소 관계자는 “품목별로 보면 1년 사이에 생산량이 큰 폭으로 차이 날 수 있지만 11개 품목 전체 생산량이 1년 만에 절반으로 줄어드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개별 제조업소가 생산 실적을 신고만 하지 정확성 여부를 식약처가 직접 확인하지 않아 생겨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약용작물학계 한 교수는 “국내 한약재 생산 기반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국산 한약재 매입 실적에 기반해 알맞은 수입량을 결정해야 하는데 수치상으로 맞는 게 없으니 불법 용도변경 문제 등이 계속해서 벌어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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