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첫 출사표… 컷오프도 100% 당심에 윤심 잡기 본격화

배민영 2022. 12. 2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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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3·8전대’ 당권레이스 막 올라
김 “총선 압승 필요, 제가 가장 적임자
지지율 당 55%·대통령 60% 만들 것”
“김장 다 했다” 장제원과 연대 공식화
윤심 지렛대 삼아 당원지지 적극 호소
경쟁 주자들 출마 예고… 조경태는 내주
안철수·권성동·윤상현 1월 초 공식화
선관위장 “컷오프도 본선 따라서 해야”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27일 당권 주자 가운데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지면서 당권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친윤(친윤석열) 그룹’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 ‘김장 연대’를 결성한 김 의원은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지렛대 삼아 당원들의 지지를 끌어올리려는 모습이다. 유흥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은 전대 본선은 물론, 예선전 격인 컷오프에도 당원투표 100%가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심과 윤심을 아울러야 승기를 잡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윤심의 향배에 대해선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전대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켜켜이 쌓아온 ‘신적폐’를 청산하고 대한민국을 정상화하기 위해선 2024년 총선 압승이 반드시 필요하고, 누구보다도 제가 가장 적임자”라며 “총선 압승과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당 지지율 55%, 대통령 지지율 60%를 달성하겠다는 ‘5560 비전’도 제시했다.
첫 출마 선언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경쟁 주자들의 견제를 의식한 발언도 이어갔다. 김 의원은 “민주당과 싸우기보다 우리 당 내부에서 싸우는 일에 치중하거나, 큰 선거에서 싸워 이기지 못한 채 패배하거나 중도에 포기해버리는 리더십으로는 차기 총선 압승을 이끌어낼 수 없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윤심만 바라본다는 지적을 두고는 “윤심이란 표현은 적절치 않다. 우리 당이 지향해야 할 건 민심을 얻는 것”이라며 “나는 민핵관(국민+핵심 관계자)”이라고 받아쳤다.

애당심도 전면에 내세웠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를 떠올리며 “당이 난파선이 됐을 때도 당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지켰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대선 당시 원내대표를 지냈던 김 의원은 “무엇보다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는 저로서는 자기 사람, 자기 측근을 챙기는 ‘사천’을 할 이유가 없다”며 “총선 압승을 위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 이기는 ‘시스템 공천’을 하겠다”고 했다. 이 역시 잠재 대권 주자인 안 의원에 대한 견제로 읽힌다.

김 의원은 김장 연대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엔 “김장은 이제 다 했다”며 연대를 공식화했다. 다만 “김치만 갖고 밥상이 풍성하다고 하지 않지 않나”라며 세력 규합 작업을 계속 이어갈 것을 강조했다.

김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경쟁 주자들의 출사표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조경태 의원은 이르면 다음주, 안 의원과 권성동·윤상현 의원은 다음달 초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외 주자인 나경원 전 의원과 유 전 의원은 출마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이라고 한다.
정진석, 백령도 찾아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백령도 해병대 6여단 807OP(관측소)에서 북측을 바라보고 있다. 백령도=국회사진기자단
당내에선 전대 룰을 일반 국민 여론조사 없이 당원투표만 100% 반영하는 식으로 개정하는 등 당이 너무 윤심에 기대는 것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당 지지율 부진 속에 윤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할 조짐을 보이는 만큼 당장은 윤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이 힘을 받고 있다. 그나마 윤 대통령 지지율이 당 지지율의 추가 하락을 막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으니 현역 의원들도 ‘총선 승리’라는 공동의 이익을 위해 비판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한편 유흥수 위원장은 KBS라디오에서 “이번에 당대표를 선출하는 방식 자체가 당원(투표) 100%로 됐으니 만약 컷오프를 하게 된다면 컷오프도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논리”라고 말했다. 다만 “컷오프를 하느냐, 안 하느냐 문제는 후보 등록을 받아봐야만 확실한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선출됐던 지난해 전대 때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5대 5로 합산해 컷오프를 시행했다.

유 위원장은 전대 룰 개정이 친윤 후보 선출을 위한 ‘정지 작업’ 아니냐는 뒷말에 대해선 “‘특정 후보’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유 위원장은 “그럴 의도는 전혀 없고, 윤심이 어떻다느니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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