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포럼] 고객만족도와 지지율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고객만족을 경영이념으로 채택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객만족은 상품의 성능이 어떠한가 하는 실용적 효용과 그 상품을 사용하며 어떤 느낌을 갖는가 하는 경험적 효용의 두 가지 차원을 토대로 하여 구매한 상품을 평가한 결과로 얻어진다. 상품 사용 결과에 따라 갖게 되는 만족과 이를 통해 얻게 되는 느낌은 대체로 일시적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변할 수 있으며, 상품을 사용하는 동안에 국한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구매, 소비 상황에 상관없이 비교적 지속적인 특징을 갖는 태도와 구별된다.

고객만족은 반복구매, 브랜드 충성도 및 호의적 구전을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다수의 실증연구는 고객만족에 의한 반복구매가 비즈니스의 성공을 결정하는 데 있어 특히 중요함을 보여준다. 코카콜라의 우드러프 전 회장은 "고객만족은 코카콜라에 가장 가치있는 자산이다. 오랫동안 시장에서 성공한 기업은 단순히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에 머물지 않으며, 나아가 상품과 고객 간에 끈끈한 감정적 유대관계를 형성한다"며 고객만족을 강조했다.

기업 차원의 고객만족은 평가의 일관성과 객관성을 위해 고객만족도 혹은 고객만족지수라는 개념을 통해 측정되고 있다. 가령 해당 상품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느 정도 만족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 선택항목 중 '매우 만족한다' 혹은 '만족한다'에 응답한 합계의 비율이 '전반적 만족도'이고 최소 '0'에서 최대 '100'으로 측정된다. 최근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대통령 지지율도 고객만족도와 유사성을 갖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은 대통령의 업무수행 능력에 대한 평가에 있어 긍정적인 대답을 한 응답자의 백분율을 의미한다. 지지율은 여러 요인에 영향을 받아 변화하지만 지지율이 높다는 것은 대통령의 업무수행 능력에 대해 국민들이 만족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지지율이 낮다는 것은 대통령의 업무수행 능력에 대해 국민들이 불만족스럽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객만족이 기업의 수익성과 가치에 영향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통령 지지율은 두 가지 측면에서 대통령 및 여당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첫째, 대통령 지지율은 국민과 의회에 대한 리더십 발휘에 영향을 미친다. 둘째, 대통령 지지율은 임기 동안 실시되는 다양한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띠고 있다. 고객만족의 영향요인으로는 고객 기대수준, 고객 인지품질, 고객 인지가치 등이, 대통령 지지율의 영향요인으로는 경제상황을 보는 국민들의 시각, 허니문 효과, 결집 효과, 정치적 스캔들 등이 지적되고 있다.

정치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국가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 및 전망이 긍정적(부정적)일수록 대통령 직무수행 능력에 대해 긍정적(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는 경제적 도전과제의 해결을 위한 대통령의 노력과 정책의 결과에 국민들의 높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또한 모든 대통령이 긍정적인 허니문 효과를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전임 대통령이 임기 말까지 높은 지지를 얻은 경우 허니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고, 대통령의 정책결정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회와 이익집단을 중심으로 강화되면서 지지율은 하락하기 시작한다고 보고되고 있어 그 시사점이 적지 않다.

문병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